홍준표-박종훈, '급식 회동' 놓고 신경전

홍 "수능 이후 만나자" vs 박 "진정성 의문"

2015-10-15     박동욱 기자

[매일일보]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5일 홍준표 지사의 회동 제안과 관련, "도교육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은 점을 보며 도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이날 '경남도의 발표에 따른 우리 교육청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다섯 차례가 넘는 공식, 비공식 만남을 제안했으나 홍 지사는 번번이 거절했다"며 "오늘 갑자기 입장을 바꿔 협의를 제안해 온 것에 대해 기대보다는 당혹감이 앞선다"고 했다.

그는 "홍 지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확인된다면 당장이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도 "일방적인 급식비 지원 중단과 감사 주장으로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면서 그동안 급식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홍 지사를 나무랐다.

이어 "오늘 브리핑 내용에서도, 대화를 제안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도교육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육감은 홍 지사의 회동 제안과는 상관 없이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과 경남형 학교급식 시스템 구축 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면서 "홍 지사도 도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도록 도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훈수를 뒀다.

앞서 홍 지사는 이날 오전 간부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11월12일)수능 이후에 박 교육감을 만나 식품비 지급 비율 등을 포함한 학교급식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무조건 급식감사를 받겠다던 박 교육감이 또 다시 말을 바꿔 감사를 거부함으로써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회동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교육감은 외부세력에 흔들려 급식문제에만 매몰되지 말고 경남 교육의 미래를 위해 수능 대책에 전념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경남의 학력수준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 수능 만큼은 우리 도내 입시준비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