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양규현의 볼록렌즈로 본 세상

우리 정치엔 정치도 국민도 없다

2015-10-16     양규현 기자

[매일일보]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고 사전에는 되어 있다.

우리 국민은 어려운 경제로 허리 펴날 없고 전월세 인상으로 집 없는 서러움에 힘들어인간다운 삶을 포기한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당권 경쟁과 여야 정쟁으로 날을 지세운지 이미 오래 됐다.

우리 정치권이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과연 이들에게는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차제하고라도 의식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싸우는 풍경과 몸싸움은 이제 낯설지 않다. 예로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질의하는 수준과 관망하는 의원들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일부 의원이 질의 수준이 떨어져 동료 의원도 듣기 민망해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고 자신들의 당론과 맞지 않는다고 질의 의원에게 성토를 넘어 비아냥거림도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할 민의의 전당이 소통 부재의 대표 집단이 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때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야당의 거친 공격을 두고 “아프리가 같다”고 한 표현은 우리 정치인들의 현주소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정치적으로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국회는 한번 격론을 벌인 의원들 사이에서는 인사도 안한다는 이야기를 취재 기자들에게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정치권의 ‘타협의 실종’은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고 보여 진다.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하는 모습을 보면 적대적 관계처럼 보인다.

지난 15일 정기국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찬회동을 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역사교과서 충돌'로 취소됐다.

이날 회동에서 양측은 내년도 예산안 및 민생법안 처리와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관련 여야정 협의체, 노동개혁 5대 입법안 등 정기국회 현안을 두루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야가 역사교과서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데다 새정치연합 강동원 의원의 '대선 개표 조작 의혹' 주장으로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만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취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야의 원내 협상이 사실상 실종됨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의 '공전'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 이 상황에서 여야 원내지도부의 만남이 의미 없을 수 있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하는 것도 잘못 이다. 이런 때 일수록 만나 각 당의 입장을 들어 보는 것부터 소통은 시작될 것이다. 서로의 입장도 듣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는 것은 대화를 하자는 자세가 아니다.

이런 자세는 대화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정국을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몰고 가겠다는 자세로 처음부터 타협은 생각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과 소비자도 이러지 않는다.

이는 입만 열면 국민을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정치적 협상에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만 생각하는 욕심꾸러기이다. 이런 행동은 곧 우리 정치에는 정치가 없고 욕심만 챙기는 욕심꾸러기만 있으며 우리 정치에 국민이 없다는 이야기를 낳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정치 개혁을 못하고 있고 더 이상 자정하기를 기달 수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많이 참고 기다려 줬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국민이 나서야 한다. 내년에 실시될 20대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혁명적 개혁을 주어진 투표권을 통해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양규현 국장대우 겸 정치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