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② 수입차 전성시대 이것은 문제로다] A/S는 나몰라라···‘국내 소비자는 봉?’
판매만 급급 AS는 소홀…최근 3년간 민원 건수 562건에 달해
2015-10-19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던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수입차 고객 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A/S 만족도 결과, 예약과 대기 시간 및 주말 수리의 어려움 등이 가장 큰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해마다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수입차 대수에 비해 공식정비센터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올 7월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총 126만 8400대로 집계됐다. 7개월 사이에 무려 13.9%나 급증했지만 수입차 공식정비센터 수는 전국에 376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 가운데 엔진과 조향장치, 도장, 판금 등 종합 수리가 가능한 정비업체는 174개뿐이라 결국 센터 한 곳당 담당해야 하는 차량대수는 7290대인 셈이다.이에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수입차 빅 4브랜드는 올해 연말까지 A/S센터를 현재보다 90곳 가량 더 설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더욱이 수입차 업체들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반드시 공식정비센터에서 수리할 것을 강요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비싼 가격이나 신속한 수리를 위해 외부업체 수리를 이용할 경우 하자가 발생해도 무상수리가 불가하다는 내부규정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또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수리일은 8.8일로, 4.9일인 국산차에 비해 3.9일 가량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인데다 수리기간도 길다보니 수리기간 동안 사용하는 대차비도 건당 평균 130만원으로 국산차 평균 39만원 보다 3.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입차 업계는 전국의 3만 5000개 민간 정비업체와 협약 등을 통해 정비소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수입차의 A/S정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그 중 독일차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독일차 한국지사와 A/S센터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그 대표적인 예가 ‘벤츠 골프채 파손’ 사건이다. 앞서 지난 9월 11일, 한 남성이 광주의 벤츠 딜러사인 신성자동차 영업장 앞에서 시동 꺼짐 차량을 벤츠 측이 교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2억 원대 벤츠를 골프채로 훼손하는 영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이는 해당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해도 벤츠 측이 묵묵부답인 데다 호소할 방법이 없자 벌어진 것이다.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독일차 브랜드는 차를 공급하고, 소비자들이 차를 사기 위해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일만 한다. 실질적인 A/S는 딜러사들이 운영하는 A/S센터를 통해 이뤄진다.즉, 차를 공급하는 주체와 A/S를 하는 주체가 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쉽다.A/S센터는 한국지사의 결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 그만이고, 지사 측은 A/S센터와 얘기하라고 피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항의할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딜러사들이 운영하는 A/S센터는 지사에서 내려온 지침을 넘어선 A/S에 대해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결국 해당 불만은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입차와 관련된 민원 건수는 총 562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3과 2014년 각각 210건씩 발생했으며 올해에는 지난 7월 기준 14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수입차와 관련된 민원은 ‘품질 A/S불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수입차 계약관련 민원과 부당행위가 뒤를 이었다.업계 한 관계자는 “A/S센터 부족과 정책 문제는 앞으로 수입차 업체들이 안고 가야할 약점 일 수도 있다”며 “폭스바겐 사태로 수입차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문제점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내 소비자들도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