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률 내리막에 한국도 휘청?

현재 추세라면 6%대 성장률 현실화…성장률 조작의혹도
수출 비중 큰 한국에도 타격…“산업 구조 변화 필요”

2015-10-20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중국이 3분기에 작년 동기대비 6.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기준으로 성장률 7%가 붕괴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도 비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20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경제 성장 추세라면 연간 성장률이 25년 만에 최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블룸버그가 집계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6.8%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지난 1990년(3.8%)이래 가장 낮게 된다.중국 성장률은 2010년 10.6%, 2011년 9.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7.7%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3%로 하락했다.더군다나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조작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발표한 성장률(6.9%)이 예상보다 나은 것으로 발표된 데 대해 실물 경제학자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소시에테 제네랄 CIB의 클라우스 바더 이코노미스트는 저널에 발표된 성장 실적과 제반 지표가 확실히 들어맞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좋은 실적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무역과 산업 생산의 최신 지표가 계속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또 당국의 인프라 투자 증가에도, 지난달 고정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의문스런 대목이라고 밝혔다.저널은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실제로는 발표된 수치보다 1∼2%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팬텀 컨설팅의 대니 가베이는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발표하는 수치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리커창 총리의 지표를 토대로 추산한 성장률은 3%”라고 말했다.투자 중개회사 AJ 벨의 러스 물드 투자 책임자도 마켓워치에 3분기 성장이 6.9%로 발표됐지만 “철도 화물과 전력 수요 등을 살펴보면 3∼4%에 그쳤을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한국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된다.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는 연착륙한다고 해도 한국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제조업 부문이 경착륙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중국 경제 성장의 내용이 달라지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이나 원자재 관련 신흥국 등이 타격을 입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으로 향하는, 혹은 중국을 거치는 수출 모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구조이고 이미 중국 관련 사업에서 손실을 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구조 개편에 발맞춰 한국도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전민규 한국금융지주 글로벌리서치실장은 “중국이 내수 경제로의 이행이 마무리되면 안정되겠지만 문제는 우리가 예전처럼 중국으로 소재, 부품을 대거 수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중국 변화에 맞춰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전성인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전에 없던 분야에서까지 중국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도 다른 방식의 성장 정책을 빨리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지금과 같은 자본 과잉 시대에는 노동의 질을 높이는 노동친화적 성장정책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대기업으로부터 벤처기업을 보호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