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수입차 전성시대, 이것은 문제로다] 수리비 폭탄, 車 보험료 인상 주범
보상비, 고가 수입차 등 20.3%↑, 국산차 등 5.6% 증가에 머물러
2016-10-20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수입차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수입차 운전자가 수리비와 대차비 등으로 낸 보험료보다 많은 보험금을 받아 온 반면, 국산차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적은 보험금을 받고 때문이다.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입차 등 고가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 하지만 비싼 수리비 관행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이번 인상안이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판매량이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15만8739대로 전년 동기(12만8817대)보다 23.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16.26%로 전년 동기(14.15%)보다 2.11% 늘어났다.대부분 고가에 속하는 수입차가 늘어나자 보험업계가 자동차 수리비로 지출하는 보상비용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수입차 등 가격이 높은 차의 수리비와 수리 기간 동안 이용하는 대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자동차 수리비로 지출된 보험료를 보면, 2012년 4조6166억원에서 지난해 5조4057억원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값 비싼 차의 수리비가 2012년 7832억원에서 지난해는 1조1334억원에 달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수리비가 저렴한 차의 보상비는 3조8334억원에서 4조2723억원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비싼 차 수리비는 20.3% 늘었고, 그렇지 않은 차는 5.6% 증가에 머물렀다.이는 국산차 운전자가 낸 보험료가 수입차 운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수입차의 비싼 수리비는 부품 값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 수입차 판매는 수입사가 완성차와 부품을 본사에서 사온 뒤 효성, 코오롱 등 딜러사에 마진을 붙여 되파는 구조다. 딜러사는 다시 또 마진을 더해 소비자에게 넘긴다.문제는 최근 수입 업체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신차 가격을 할인한다는데 있다. 가격을 낮춰 판매하다 보니 이익이 줄어들고, 줄어든 이익을 본전하기 위해 업체들이 서비스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경우가 많다.실제 BMW·벤츠·아우디·렉서스·크라이슬러 등 수입차 5사의 일부 부품 가격이 해외 평균가격의 1.6~2.3배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소비자들이 신차 가격에는 민감하지만 부품 가격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는 차량에 고장이 발생하면 받아야 한다. 성능 문제가 없고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가진 값싼 대체부품이 있더라도 이용할 법적·제도적 장치도 없다.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수리에 들어간 1회 평균 부품 값은 198만4000원으로 국산차(43만1000원)의 4.6배나 된다.더욱이 수리비 공임도 국산차의 2배 이상이기 때문에 수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구조다. 이는 국산차 운전자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문제는 대차료 부분에도 있다. 현행 자동차보험 약관상 자동차보험 대물 보상 처리 시 피해 차량에 대해 ‘동종의 자동차’를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렌트해 주도록 규정돼 있다.이 규정에 따라 아무리 오래된 수입차라도 수리기간 동안 같은 급의 신형 수입차를 대차해 준다. 이렇게 되면 정비시설 부족 등 평균 수리기간이 국산차의 2배에 달하는 수입차의 대차비용도 적지 않게 증가한다.이에 최근 정부도 수입차 보험료 산정 불합리성 등 개선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리비가 비싼 수입차나 일부 대형 국산차의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올리고, 사고 시 수입차 수리기간 중 받는 렌터카도 배기량과 연식이 같은 동급의 국산차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이번 개선 방안에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포함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사고가 난적이 없어도 대상이 되는 국산차 322개 차종과 수입차 40개의 차종을 운전하는 소비자들의 보험료가 인상된다.이는 보험사의 수입으로 들어가게 된다. 일각에서 ‘보험사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