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지연 전망에 신흥국 자금유입 재개

금값도 덩달아 상승

2016-10-21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세계 금융시장이 21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금리 인상 지연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금리선물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금리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도 3개월여 만에 복귀했다. 금리 인상 지연설에 따른 달러 약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상승했고 금값도 덩달아 뛰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전날 기준)은 30.4%로 나타났다.12월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9월 초 60%에 육박했지만 한 달 새 반 토막이 났다.이달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6%에 불과했다. 한 달 전 10월 인상을 예상한 수치(20%)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대신 내년으로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내년 1월(38.8%)과 3월(52.3%) 인상 전망은 연내 인상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시장 투자자들도 81개월째 이어진 제로 금리 시대가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설에 신흥국 금융시장은 반색했다.미국 금리 인상은 신흥국 통화와 주식 등 위험자산의 회피 심리를 강하게 만드는 재료이기 때문이다.시장정보업체인 EPFR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1주일간 신흥시장 주식펀드로 7억3800만달러가 순유입했다.신흥국의 주식자금이 주간 단위로 순유입 상태를 보인 것은 14주 만에 처음이다.같은 기간에 신흥국의 채권시장(+3억7800만달러)도 12주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신흥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신흥국 주가는 지난달까지 월별 기준으로 3∼4개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이달에는 강세로 돌아섰다.한국 코스피(전날 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3.90% 올랐다. 월별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91%)는 물론 대만(5.77%), 태국(5.39%), 싱가포르(8.17%), 베트남(4.94%) 등 아시아 신흥국의 대표주가도 반등했다.브라질(5.30%)과 러시아(10.00%) 주가도 이달에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신흥국 통화가치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추락을 거듭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강세를 나타냈다.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이달 들어 7.42% 올랐고 한국 원화도 4.83%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링깃(2.52%), 브라질 헤알(1.57%), 러시아 루블(4.92%),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4.51%) 등 위기의 신흥국 통화가치도 오름세를 보였다.최근 금 가격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지난 15일 온스당 1187.50달러로 지난 6월 19일(1204.00달러) 이후 최고로 올랐다.이후 소폭 조정을 받아 온스당 1170달러선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상품시장에서 보통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특성상 금값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최근 들어 약달러 현상이 강해지면서 달러의 대체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였다.호주 NAB은행의 라이 비안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어 투자심리가 금값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