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학력·청년층 노동 수급불일치 심화
한국은행 "미스매치 커지면 성장률 하락…대책마련 시급"
2016-10-2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위기 이후 국내 노동시장에서 노동력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수급불일치(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 하락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국은행 조사국의 최영준 차장과 김현재 조사역은 21일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스매치 지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렇게 분석했다.우선 한국의 교육 정도별 미스매치 지수는 2013년 기준 0.79로 OECD에서 경제규모가 큰 24개 회원국의 평균치인 1.07보다 다소 낮았다. 24개국 중 한국은 13위였다.연령대별 미스매치 지수는 한국이 1.75로 집계돼 24개국 평균인 1.21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의 순위는 8위였다.한국과 스페인, 미국 등은 2000년대 들어 최근까지 미스매치 정도가 심화한 반면 일본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독일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를 보여주는 ‘베버리지 곡선’을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과 미국, 한국 등에서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가 심화할수록 유휴노동력이 늘어 고용조정 속도가 떨어지고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교육 정도별, 연령대별 미스매치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결과 대졸 이상 학력자 층과 15∼29세의 청년층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또 노동력 미스매치는 유휴노동력을 증대시키고 고용조정 속도는 떨어뜨리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이는 학력 과잉 등 학력 미스매치가 노동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려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청년 실업문제가 장기화하면 인적자본의 형성을 저해함으로써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대졸이상 학력자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미국과 독일, 스페인, 일본, 한국 등 5개국 중 한국이 가장 빠르게 높아졌다.최영준 한국은행 차장은“"노동력 매스매치를 완화하려면 경제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용이 긴요하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고학력 인력의 과잉공급 축소, 효율적인 일자리 매칭 서비스, 중·장년층 구직 기회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