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경제 낙관론…시장반응은 ‘냉담’
국제금융계 암울한 전망 속 경기 개선속도 기대 여전
2015-10-22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최근 한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속에도 이들 정부는 경제성장률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각각 3%, 7%대 성장률을 논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한 수준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현지시간) “약 7%의 경제 성장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6.9%로 떨어져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을 끈다. 더욱이 해외전문가들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과 관련한 ‘통계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중국의 성장률이 실제로는 발표된 수치보다 1∼2%포인트 낮을 것이라는 추산이다.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영국 총리 집무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가 다소 하방 압력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중국 경제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시 주석은 이어 런던의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재계 모임에서는 “현재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성장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에 꾸준한 진전이 있다”고도 했다.하지만 중국을 주목하는 세계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혁신 없이는 기대했던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MGI는 중국이 앞으로 6%대 성장을 하려면 전체에서 생산성 성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30% 수준에서 35∼50%까지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요나단 뵈첼 MGI 이사는 “시장이 기대한 정도의 혁신을 중국이 이뤄내지 못한다면 성장률 전망치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혁신에 실패하면 중국 시장과 산업의 혼란은 물론 글로벌 경쟁의 재편이 잇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도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사실상 한국 정부만 이러한 전망치를 외로이 외치고 있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하방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올해 3%대 성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이 떨어졌음을 시사하면서도 3%대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회피했다.이와 달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했던 3.1%에서 5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춘 2.7%로 수정했다.한국은행도 지난 15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도 올해 2%대의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내수 부문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를 극복하고 이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수출 부문에서 여전히 부진이 계속되고 대외 불안요인이 커진 점이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이 가운데 또 다른 관심사는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에 집중되고 있다. 수출의 경기 견인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내수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관측이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교역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시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정부의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4.2%이고 IMF 전망치는 5.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예상치는 4.7%다.이와 관련 최 부총리는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 4.2%는 국제기구보다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