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하경제 GDP 25%…추정 신뢰 어려워
21세기전략硏 심포지엄…"사행사업, 국가성장 동력으로 키울 방안 찾아야"
2016-10-2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5% 달할 것이라는 추정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21세기 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 어디까지 왔나’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밝혔다.앞서 정부는 프리드리히 슈나이더(오스트리아) 교수의 지난 2013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의 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를 2010년 기준 24.7%로 추정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안 선임연구원은 슈나이더 교수의 추정치는 관련 통계 없이 무리한 가정을 통해 단순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신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치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지하경제의 상당 부분이 GDP에 포함됐다”며 “숨긴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부분들을 간접적인 자료로 추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제까지 추진해온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에 대해선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그는 현 정부의 정책은 서민들의 과세되지 않은 거래를 찾아내기보다는 대기업, 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탈세와 탈루를 적발해 ‘택스 갭(Tax Gap)’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택스 갭은 납세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낼 경우의 세금과 실제로 낸 세금의 차이를 의미한다.한편 지하경제의 한 축인 불법도박을 양성화하는 대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이종화 한국범죄정보학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1995년 관광호텔의 합법적 슬롯머신을 완전히 폐지했으나 풍선효과 때문에 바다이야기 등 불법도박이 양산되고 이에 기생하던 조직폭력배들이 주가조작, 마약, 고금리 사채 등으로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국가 경쟁력과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합법 사행산업을 엔터테인먼트, 국가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불법 도박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격히 처벌하도록 형법, 특별법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