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① 면세점 2차 대전] ‘부산’ 승부는 사회기여도 따라
신세계, 센텀시티점 활성화된 상권 선점...‘낮은 사회기여’ 아킬레스건
형지, 기업규모 및 운영경험 부족...‘균형발전’ 어드밴티지 기대
2016-10-26 박예슬 기자
오는 12월 15일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부산 면세점은 현재 신세계그룹(부회장 정용진, 사진)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25일 중견기업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 사진)가 사업권 입찰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도전장’을 낸 상태다.
원래 부산 면세점 특허권은 신세계의 ‘독주’로 끝날 전망이었다. 신세계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면세점의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인근 센텀시티 내 B부지로 확장 이전해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었다.그런데 여기에 중견기업인 패션그룹형지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뜻하지 않게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얼핏 보기에는 신세계가 여전히 절대적으로 유리한 듯하지만, 형지 측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두 기업이 결정한 면세점 부지는 서로 다르다. 신세계는 백화점 센텀시티점 뒤편에 위치한 야외주차장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7층, 연면적 12만3000m² 규모의 복합쇼핑센터를 조성 중이다.신세계는 이미 번화한 상권으로 조성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새로운 면세점을 연결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여기에 총 투자비 3000여 억 원을 투자, 내년까지 B부지에 해외 패션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시설, 키즈 전문관, 식음시설 등을 입점시켜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신세계 관계자는 “센텀시티점은 스파, 골프레인지,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 비물판시설 비중이 30%에 달하는 라이프스타일 센터”라며 “최근 1200평 규모의 옥상정원을 ‘쥬라기 테마파크’로 리뉴얼해 백화점 중심의 도심형 쇼핑몰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반면 형지그룹은 정반대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내년 5월 준공 예정인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의 신규 쇼핑몰을 사업지로 정했다. 하단은 부산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지역으로, 형지그룹은 면세점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형지그룹의 하단 쇼핑몰은 지하 8층, 지상 17층에 총면적 5만8896m²로, 회사 측은 지하1층이 부산 지하철 하단역과 직접 연결돼 접근성이 좋으며 패션, 외식, 문화시설, 스포츠 시설, 오피스 시설이 입주해 사하구 내의 복합시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관세청의 면세점 심사기준 총점 1000점 중 150점을 차지하는 ‘사회환원’도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월 관세청이 밝힌 면세점 평가기준은 △면세점 관리역량(250점) △경영능력(300점) △입지조건(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고용창출(150점) △상생 및 사회환원(150점)으로 배분돼 있다.
더불어 신세계에는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반 대기업 정서’가 다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형지그룹 또한 지금까지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점표 중 250점과 300점을 각각 차지하는 관리역량과 경영능력이 전체의 과반수를 차지해, 신규 사업자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