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45억원 규모의 납품비리를 저지른 현대중공업그룹 전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총 12명이 기소됐다.울산지검은 협력업체들과 짜고 납품대금 등을 챙김 혐의로 현대중공업그룹 전 직원 4명, 협력업체 대표 2명, 대학교수를 포함한 브로커 3명 등 모두 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또 다른 협력업체 대표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현대중공업그룹 직원 등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협력업체에서 자재를 납품하지 않았는데도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 4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검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전 차장 A(52)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납품대금 13억5000만원을 편취하고, 같은 회사 전 생산부서 과장급 기원 B(53)씨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개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비리를 묵인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을 챙겼다.협력업체 대표 C(44)씨는 2007년부터 올 3월까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직원 2명과 공모해 같은 방법으로 29억원을 편취했고, 대학교수 D(49)씨 등 브로커 3명은 지난 4월 C씨로부터 검찰 고발을 막아달라는 청탁에 1억1000만원을 받고 현대중공업그룹 임원들에게 형사 합의 등을 부탁한 혐의로 기소됐다.이들은 협력업체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챙겼으며, 공모해 돈을 나눠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직원들은 협력업체 대표와 직원들에게 ‘오늘 결제, 월초에는 신경써야지’, ‘결제 빨랑요’, ‘밥 사먹을 돈도 없어서 기다릴게’ 등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일부 직원은 5만원권 1억2500만원을 집에 보관했고, 가족들 명의 계좌에 현금으로 6억여원을 입금해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검찰 관계자는 “회사의 의뢰에 따라 3개월간의 수사로 피해기업의 환부를 도려내고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며 “회사 측은 17억원 상당의 피해액을 변제 받았다”고 설명했다.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내부감사를 통해 납품비리를 확인해 지난 7월 수사를 의뢰했다”며 “해당 직원은 모두 해고, 비리관련 금액은 환수, 관련 협력업체는 등록을 취소했으며, 향후 유사 사건이 없도록 자체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