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집회에서 경찰과 몸싸움 도중 진입방패를 빼앗은 시위 참가자에 무죄 판결이 나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8일 인도 통행이 막히자 경찰과 몸싸움 중 진압방패를 빼앗은 대학생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내린 1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지난해 5월 A씨는 서울 청계광장 집회에 참가했다가 200여 명과 함께 다른 집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 도중 인도에서 시위진압 경찰에 길이 막혔고 몸싸움을 벌이다가 한 의무경찰이 들고 있던 방패를 뺏었다.A씨는 이후 경찰 채증자료 등을 통해 신원이 파악돼 기소됐다.1심은 “충돌 당시 누군가가 의무경찰이 들고 있던 방패 아랫부분을 들어 올리자 A씨가 방패를 빼앗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경찰의 질서유지 및 범죄진압 업무를 방해한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A씨의 통행을 막은 것 자체가 위법한 공무집행이었다며 A씨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방패를 빼앗았지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재판부는 “A씨는 평화롭게 진행된 집회를 끝내고 다른 집회에 참석하려고 인도로 이동하고 있었다”며 “시위 중이 아닌 A씨의 이동을 차단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또 당시 행진을 시위로 본다 해도 인도를 행진하는 식의 시위는 공공질서에 위험을 가져오지 않아 범죄로 볼 수 없으며, 경찰이 진압을 시도할 이유 역시 없었다고 했다.다만 재판부는 A씨가 한 달 뒤 다른 집회에 참석해 서울 종각역 차로를 막고 시위한 점은 일반교통방해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