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강화도 구제역 현장 농민들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져 초상집의 분위기다"

2011-04-12     인터넷뉴스팀

[매일일보] "자살하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합니다. 다들 빚으로 농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인데…" 한 농민의 말이 강화도 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대변해 준다.

강화군 선원면사무소 앞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주민은 이 곳 사람들의 타 들어가는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한 가게주인은 "조용한 마을에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져 주민들 모두 초상집같은 분위기기이며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결코 우리 심정을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힘들게 말을 이었다. 구제역이 몰아닥친 강화도 선원면 주민들의 표정은 근심이 가득차 있었다. 강화에서는 방역 작업이 분주했고, 해당 농가로 들어가는 길은 통제돼 이 곳에 사는 주민들의 발걸음만을 허락했다. 수년 간 자식처럼 키워 왔던 가축을 차디찬 땅에 묻어야 하는 농민들은 쓰라린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강화도에서 금월리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는 "수 년 동안 정성껏 키운 소를 죽인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말로는 설명을 할 수 없다. 앞으로 몇 년 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며 걱정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어 농장주는 "올해 초 구제역이 발생했던 포천·연천 주민들도 살처분 후 보상이 아직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꺼번에 많은 가축들을 살처분하는데 보상금이 제때 나오겠냐"며 걱정했다. 금월리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유 모는 "지금 이렇게 처분하고 나면 앞으로 원상복구하는데 몇년은 걸릴 것"이라며 "축산농가들은 빚을 통해 사료값 등을 지불하고 있어 출하를 하지 못하면 빚더미에 앉게 된다"며 지금껏 투자해오다가 이제야 송아지를 낳게 됐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게 됐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 모는 이어 "정부에서는 현재 시세로 보상해 준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소를 키우는데 들어간 투자금은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강화군 선원면사무소 관계는 "현재 총 10군데가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으며, 현재 3곳의 농가가 살처분을 완료됐고, 7곳의 농가에서 살처분이 진행 중"이라며 "수년 간 공들여 길러온 자식같은 가축을 살처분하는 상황이어서 주민 모두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고 침통한 이곳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인터넷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