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튼 맥킨지앤컴퍼니 회장 “한국 금융시장 유연해져야”
세계경제硏 조찬강연…“검찰 역할 바뀌어야” 이례적 주문
2015-10-29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도미닉 바튼 맥킨지앤컴퍼니 회장은 29일 “지나친 규제가 서울이 세계 금융허브로 부상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바튼 회장은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아직 세계 금융은 런던이나 월스트리트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제 아시아가 주도적으로 금융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며 “그럼에도 아시아 금융권은 점점 더 많은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세계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는 네 가지 흐름으로 △신흥시장의 부상 △혁신기술의 발전 △인구 노령화 △세계적인 데이터 통합을 꼽으면서 “이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규제에서 탈피하는 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바튼 회장은 이례적으로 “(한국) 검찰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전에는 검찰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혁신에 두려움을 주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교육제도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기술훈련 등을 강화해야 한다. 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없는가”라며 “대학이라는 조직이 변화에 상당히 저항하는 조직이지만, 교육의 현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튼 회장은 기업의 자체적인 변화 노력도 강조하면서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문화나 구조 등에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사례만 봐도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의 수가 17명에 달한다. 수평적 리더십이 구축된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조직을 더 유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고령화 추세를 꼽으면서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그는 “노령화로 노동인력이 줄어들면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퇴직연령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예산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라도 보험제도를 정비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노동인구가 줄어든 대신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면서 기계가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추세가 가속화하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맥킨지도 많게는 100만 개의 입사원서가 접수되는데 기계로 스크리닝해 2만개까지 추려낸다”며 “흥미로운 것은 오히려 기계가 인간보다 편견이 없어 여성의 합격 비율이 10%가량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이어 “기술 발전으로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기업들도 이에 맞춰 직원 재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적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