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부문 구조개혁에 중앙은행 역할 중요”

한은 통화신용연구팀 보고서…“직접 개입에는 한계”

2015-10-29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정부가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 통화신용연구팀의 안성훈 과장과 성유림 조사역은 29일 ‘구조개혁과 중앙은행(BOK 이슈노트)’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은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의 성공적 추진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분석했다.연구진은 중앙은행이 구조개혁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 △대출정책을 통한 구조개혁 지원 △정책조언 등의 역할을 제시했다.연구진은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 및 물가 안정을 통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축소함으로써 구조개혁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물가가 안정돼야 구조개혁이 필요한 부문을 선별하기 쉽고 경제주체들의 소비, 투자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또 연구진은 “중앙은행은 총수요 위축의 장기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를 방지하고 금융안정 유지를 도모함으로써 구조개혁의 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구조개혁 과정에서 일시적인 실업 증가, 소득 감소가 예상되면 중앙은행이 총수요 위축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신용리스크 증대, 금융시장의 신뢰 저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이와 함께 연구진은 중앙은행의 역할로 성장잠재력 확충에 필요한 대출정책 활용과 조사연구를 통한 정책 조언도 꼽았다.구조개혁은 단기적으로 소비 및 투자 감소로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 제고, 자원배분의 효율성 향상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됐다.연구진은 과거 외국이 구조개혁을 추진할 때 통화정책을 운용한 사례를 소개했다.1979년 취임한 대처 영국 수상이 노동시장,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구조개혁을 하면서 노조 파업, 2차 오일쇼크 등으로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이 표면화되자 영란은행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고금리 유지 등 긴축정책을 폈다.또 독일의 슈뢰더 정부는 2002년부터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사회보장제도 및 세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물가안정을 우선으로 고려한 통화정책을 수행했다.브라질 정부 역시 1999년 경제위기 이후 노동시장 개혁, 연금제도 개선, 농지개혁 등을 추진하면서 물가상승률을 6%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이스라엘, 멕시코는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정책금리를 내린 바 있다.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경제분야 전문가들과의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중국 경제둔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구조개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