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갈지자 매각 행보 '짜증 之(지)대로다'

국내여론 악화 의식 -매각관련 일정 잠정 중단

2007-04-21     이재필 기자
까르푸의 안하무인 매각 행보에 인수 의향 업체는 물론 국민들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까르푸의 상식 밖 몸값 부풀리기는 상도덕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수 업체 관계자들은 ‘마음 같아서는 손 놓고 외면하고 싶지만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까르푸의 행동은 이해 할 수 없지만 까르푸를 인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유통 시장에서의 우위 역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국내 여론의 악화를 의식했는지 18일 까르푸는 국내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1,2주 가량 매각 일정 모두를 중지했다.
까르푸 노조 가입 직원은 두 달 만에 2배로 늘었다.

여론의 집중타를 맞고 있는 안하무인 까르푸

요즘 까르푸의 국내 여론이 악화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까르푸가 안하무인식 몸값 부풀리기 매각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

1963년 설립해 전 세계 32개 나라에서 1만 1천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세계유통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상식 밖의 행동에 국내 여론은 연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판을 받고 있는 까르푸의 상식 밖 매각 작업을 살펴보면 지난 2월 중순 10여 개 국내업체에 매각 의사를 밝힌 뒤 3월초 인수 의사를 보인 업체 중 4개사를 후보 군으로 압축했었다. 그런데 까르푸는 탈락한 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강력히 밝히자 후보군 선정을 없었던 일로 돌렸다.

그 후 까르푸는 당초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 가운데 우선협상 대상자를 11일까지 선정하기로 했으나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가격이 성에 차지 않자 가격을 올릴 것을 채근하며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결국 13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했으나 내용은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 4곳을 모두 우선협상 대상자로 올려놓는 상식 밖의 이해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를 지켜본 인수 참여 업체 관계자들은 “원칙 없는 까르푸의 안하무인 행보에 질린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까르푸 측이 원하는 가격을 끌어내기 위해 인수업체간 경쟁을 붙이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허나 까르푸의 이러한 상식 밖 매각작업에 위와 같이 국내 유통사들은 강하게 비판을 하고는 있지만 정작 그 누구도 선뜻 까르푸를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까르푸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유통업계의 세력지도가 확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까르푸의 농간에 마냥 끌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인수업체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이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가 워낙 지저분하게 나와 손 놓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항의 서한을 보내고 까르푸는 신경 끄고 싶다. 그러나 이제 와서 포기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고 전했다.

까르푸가 우선협상대상자를 각 업체에 통보하기 직전까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던 롯데 쇼핑.

롯데 쇼핑은 의향서 제출 시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4개 기업이 모두 지정되었다.

롯데그룹 까르푸 인수팀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가 우리를 농락한 것 아니냐는 내부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전하며 “인수 적정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써냈지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는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까르푸 측이 요구하며 몸값을 불리는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까르푸의 이 같은 행보에 국내 여론은 극도로 악화 되었고 이를 의식했는지 18일 까르푸는 “프랑스 까르푸 본사에서 앞으로 1,2주 동안 매각과 관련된 모든 일정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후 극도로 악화된 한국 내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다 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까르푸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를 거쳐 5,6월경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따른 악화된 국내 여론에 부딪쳐 매각 일정에 적잖은 차질을 맞게 됐다.

한국 까르푸의 직원들은 어디로 가나

2월 말 6백 5십여 명이던 까르푸 노조원은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던 16일 1천 2백여 명으로 두 달이 안 돼 두 배 가량 늘었다.

노조원이 급속히 증가한 것은 고용에 대한 불안을 느낀 직원들이 ‘노조가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노조는 이달 1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었다가 회사매각 시 고용승계를 보장한다는 사용자 측 약속을 전제로 파업을 철회 한 적이 있었다.

김경욱 노조위원장은 “단체협약에 따라 고용승계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인수, 합병 이후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하며 “이런 이유로 노조가입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앞으로 경기도 분당 야탑점 등에도 노조 지부가 설립될 예정이어서 노조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직원 6천 4백여 명의 절반 수준인 3천여 명 정도까지 노조원을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덧붙였다.

hwonane@hanmail.net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