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국제금융시장 자금 회수 본격적 나서
한국 주식·채권시장서 1년여만에 13조여원 인출
2016-11-0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산유국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식·채권시장에서도 인출규모를 확대하고 있다.1일 금융감독원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노르웨이 등 3대 산유국의 국내 주식보유액은 지난해 7월 41조3410억원에서 지난 9월 31조2880억원으로 10조530억원 감소했다.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 중 이들 산유국 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9%에서 7.5%로 1.4%포인트 줄어들었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의 주식보유액이 4조3130억원 줄어들어 가장 많았고 노르웨이가 3조8550억원, 아랍에미리트가 1조88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사우디는 9월에만 9463억원을 순매도해 산유국들의 자금회수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등 3대 산유국의 상장채권 보유액도 지난해 7월 15조1940억원에서 지난 9월 11조8310억원으로 3조3630억원 급감했다.전체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액 중 이들 산유국 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5.5%에서 11.6%로 3.9%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산유국들의 국내 주식채권시장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 회수는 작년 6월부터 시작된 유가폭락에 따른 재정난 때문이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작년 6월 23일 배럴당 111달러에서 지난달 30일 현재 43달러로 떨어졌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작년 6월 20일 배럴당 114달러에서 지난달 30일 현재 49달러로 떨어졌다. 한편 세계 1위 원유수출국인 사우디는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전 세계 곳곳에서 자산인출에 나섰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재정적자 확대를 근거로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