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韓日관계 정상화 기대·우려 목소리 동시에
위안부 문제 담판 짓지 못해 ‘빈손 정상회담’
‘협의 가속화’ 우회로, 양국관계 정상화 첫 발걸음
2016-11-02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정상회담에서 핵심의제로 논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를 두고 한일관계 정상화의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과거사 갈등으로 인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취임 이후 한 번도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던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핵심의제를 두고 논의했지만,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했다는 얘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또 위안부 문제의 해법과 관련해서도 정상간 1시간 이상의 밀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담판을 짓지는 못해 ‘빈손 정상회담’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우려도 없지 않다.다만 올해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타결하기 위해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한 점이 평가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다.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그동안 최대 걸림돌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 가속화’ 합의라는 방식으로 일단 우회로를 택함으로써 양국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또한 그동안 위안부 문제에 발목이 잡혔던 한일관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의 깊이와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그동안 우리 정부의 대일외교 기조였던 ‘투트랙’ 외교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정부는 올해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과거사와 안보·경제 등 상호 호혜적 분야를 분리 접근하는 ‘투트랙’ 기조를 취해 왔지만, 그동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이 투트랙 기조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우리 정부가 그동안 위안부 문제의 진전을 사실상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왔던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접근법을 접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우리 정부로서는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안보협력 필요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과, 한미일 공조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일관계의 개선을 강조하는 미국의 희망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비록 이번에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첫 정상회담을 개최한 만큼 앞으로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추가로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외교적 부담을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앞으로 이번 달 몰려 있는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다자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후속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양정상이 상대국을 서로 방문하는 형식의 한일 정상회담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