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재계 연말인사 관전포인트] 조선업계, ‘칼바람 인사’ 직격탄 맞나

현대重, 책임경영 강화 위한 사장단 인사 단행…실적부진 대표 교체
대우조선, 고직급자 300명 감축 완료…삼성重, 수장교체 여부 주목

2015-11-03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올해 사상 초유의 동반 적자가 예상되는 조선업계가 경영 위기 책임을 묻고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연말까지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1년간 동반으로 8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89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8분기 연속 영업 적자이다. 4분기부터 실적개선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적자도 1조원을 넘어선 만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대우조선해양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1조2000여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전체로는 5조원이 넘는 손실을 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양호한 실적이지만 올해 2분기에 1조5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조단위 적자 대열에 합류했다.조선업계가 대규모 적자에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너도 나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조직의 통폐합을 비롯해 인력구조조정, 책임경영을 위한 인사를 연일 단행하고 있는 것.현대중공업은 이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주력사업인 조선사업 강화를 위해 조선사업 대표를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실적이 부진한 대표를 교체한 것이 이번 인사의 골자다.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에 김정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으며, 해양사업 대표에는 김숙현 전무, 건설장비사업 대표에 이상기 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사업대표 책임경영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주력사업인 조선분야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의 통합,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의 경영지원부서의 통합 등 효율성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전체 임원의 31%를 감축하고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추가 조직개편과 함께 후속 임원 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유례없는 적자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4조2000억원의 지원을 받는 대신 단계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대우조선해양은 앞서 현직 임원 6명과 비상근 고문 4명을 포함한 23명을 경영악화 책임을 물어 퇴직 조치했으며, 부장급 이상의 일반직 직원 300명의 희망퇴직도 마무리했다.향후 3년간 조직 규모를 30% 줄이기로 한 만큼 대우조선해양 인력 3000여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이 외에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전 경영진을 검찰고발하는 등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도 물을 예정이다.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면서 연말 인사에서 삼성중공업의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박 사장은 지난 2013년 취임해 해양플랜트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바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박 사장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삼성중공업은 2분기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수를 감축했으며, 상시 희망퇴직을 받으며 조직 규모를 줄이고 경영 효율화 작업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