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인한 소비위축 ‘세월호’ 충격보다 커
한은 분석…“소비판매·서비스업 생산 크게 감소”
2015-11-03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작년 세월호 참사 때보다 크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은 3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메르스 확진환자(5월20일)와 사망자(6월1일)가 발생하고 나서 경제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제시했다.우선 6월에 내국인의 야외 활동과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감소했다.재화별 판매를 살펴보면 의복, 가방 등 준내구재가 5월보다 11.6%나 줄었고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2.1%,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0.9% 각각 축소됐다.메르스는 대형 유통업체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 6월 백화점 매출은 전달보다 12.6% 줄었고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은 14.7% 줄었다.반면 소규모인 슈퍼마켓(0.7%)과 편의점(-0.2%)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다.인터넷 쇼핑 등 무점포 소매판매는 소비자가 외출을 자제한 영향으로 7.2% 급증했다.서비스업생산에서는 6월에 운수(-6.1%), 숙박·음식(-10.2%), 예술·스포츠·여가(-12.6%)의 감소 폭이 컸다.7월 이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됐다.그러나 8월에도 일부 재화의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은 메르스 사태 직전인 5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8월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보다 25% 줄어든 109만명으로, 지난 5월 133만명보다 24만명 적었다.놀이공원 입장객은 8월에 183만명 수준으로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감소했다.메르스 사태가 국민의 소비 활동에 3개월 이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가계의 체감 경기도 메르스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올해 3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소비자심리지수가 6월에 99로 5월(105)보다 6 포인트 떨어졌다.소비자심리지수는 7월부터 차츰 개선됐지만 9월에도 103으로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한은은 작년 세월호 참사 당시와 비교하면 메르스 사태에 따른 서비스업 생산의 감소 폭이 훨씬 크고 소비자 심리의 위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다만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회복 단계는 세월호 때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