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국’ 전환…與野접점 찾기 어려워

예산안 통과기한 12월2일
3주간 치열한 공방 예상돼

2016-11-08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싸고 지속되던 여야의 대치 정국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예산정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국회 의사일정을 조율했다.이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12월2일까지 3주 정도의 기간 동안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특히 노동개혁 5개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체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포함한 여권의 핵심 추진 법률안의 처리 일정은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8일 구두논평에서 “교과서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와 관련 전문가에게 맡기고, 국회는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뒤늦게 국회로 복귀한 야당은 이제라도 예산, 법률안을 챙기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9일부터는 지난 한 주 야당의 불참으로 여당만 참석한 채 파행 운영했던 예산결산특위가 전체회의를 열어 부별 심사를 재개할 예정이다.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 단독으로 심사한 내용은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대여 공세를 재점화할 계획이어서 예결위 회의장에서는 다시 한 번 역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특히 12일께부터 예산결산 소위를 열어 감액·증액 작업에 돌입하면 올해 예산 전쟁은 정점으로 치닫게 된다.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정교과서 문제와 국민의 삶을 동시에 보살피는 긴 투쟁을 할 것”이라면서 “예산심사와 민생법안 처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세부적으로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과정에서 예비비를 편성한 데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되며, 가뭄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이 4대강 사업으로 이뤄진 보(洑)의 물을 지천으로 연결하려는 예산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이밖에 새마을운동, 창조경제, 나라사랑 정신계승 발전사업 등도 쟁점 예산이다.정부 원안을 지키려는 새누리당과 이들 예산이 ‘대통령 관심예산’으로 과편성 됐다며 삭감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충돌할 개연성이 크다.또한 10일 본회의를 개최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과 김태현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동의안, 그리고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인 법률안 등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국회 파행으로 연기됐던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9일 열린다.야당은 김 후보자가 친척의 교회에 기부금을 내는 형태로 소득공제를 받고, 강남 아파트에 투기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함에 따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차관의 승진 임명이어서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역사교과서로 격앙된 여야 관계의 영향을 받게 됐다.또 이날 하루에만 기획재정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 6개 상임위 전체회의와 소위를 열어 계류 법안과 예산안 심의를 재개한다.더군다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제18대 대선 조작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심의할 예정이어서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선거구획정을 확정하기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다.현재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여 지역구를 늘리려는 새누리당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이를 저지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 사이에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지난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이후 일주일간 여야가 각각 대국민 여론전을 펼쳤다면, 이제부터는 내년도 예산안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법 처리를 놓고 국회에서 주도권 확보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함께 오는 13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통과 시한이 도래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팽팽한 힘겨루기도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