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민·난민에 가장 폐쇄적인 나라…韓도 인색

OECD 국제이주 전망…“단일민족 자부심과 외부에 대한 경계 커”

2016-11-09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일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민자와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가장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이 받아들이는 이민·난민의 수는 일본을 넘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OECD 회원국중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이다.9일 OECD의 ‘2015 국제이주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인구 대비 2013년에 유입된 이민자 수 비중은 0.13%로 조사대상 22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0.02%), 일본(0.04%)에 이어 최하위를 나타냈다.OECD 회원국 평균은 0.62%로, 한국의 5배에 달한다. 조사대상 국가중 가장 높은 스위스(1.68%)는 한국의 12배다.2013년에 한국에 들어온 이민자수는 6만6700명으로 전년보다 12% 늘어났다. 이 인원은 통계집계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 유입된 이민자수(5만7300명)를 넘어선 것이다. 일본의 인구가 한국의 2.5배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받아들인 이민자수는 일본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또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작년에 한국에 난민심사를 신청한 3296명 가운데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94명으로, 난민심사 종료자 2204명 대비 4.26%에 달한다. 난민지위 인정자수는 전년의 57명에 비해 64% 증가한 것이다.일본의 경우 작년에 7533명이 난민심사를 신청했으나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12명뿐이다. 난민심사 종료자 4699명 대비 난민인정률은 0.26%에 불과하다.34개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꼴찌이며 우리나라는 헝가리(0.81%), 폴란드(2.84%), 슬로바키아(3.71%)와 함께 최하위권이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는 난색을 표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폐쇄적인 일본과 다르게 한국의 이민·난민 유입규모는 늘고 있다.한국의 전체 인구 중 외국 태생 인구의 비중은 2000년 0.44%에서 2013년 1.96%로 뛰어 비교대상 OECD국가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전 유엔 직원 카트린 박은 지난 9월 미국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에 실은 기고문에서 “한국과 일본은 모두 1951년 유엔난민협약 서명국으로, 난민을 보호하고 기본권과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받아들이는 난민 수는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그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에 시달리는 한국과 일본은 이민과 난민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으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그럼에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과 외부세계에 대한 경계 때문에 난민이나 이민에 대한 저항이 크다”고 설명했다.법무법인 공존의 차규근 변호사는 “일본은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우리나라보다 난민들에 대해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아시아에서는 오히려 한국이 난민법도 제정했고, 난민 인정 제도나 절차가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난민이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활력이 되거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청년실업이 높고 고용불안이 크다 보니까 심리적 저항이 생기고, 사회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설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