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대구 물갈이설’ 입장 달라
윤상현 “TK 물갈이로 총선 필승해야”
유승민 “물갈이 현실화되면 가만있지 않을 것”
2015-11-10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유승민 의원 부친의 장례식으로 ‘대구 물갈이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친박·비박계가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였다.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부친 고(故) 유수호 전 의원의 장례식이 10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빈소인 경북대병원에서 발인식을 마친 뒤 고인은 유년 시절을 보낸 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선산에서 영면했다.유 전 의원의 빈소 안팎에서 이뤄진 '조문 정치'에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구도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유 의원 측에서 집계한 조문객은 여야 현역 의원만 112명. 이들을 포함해 정치인, 전·현직 관료, 법조인 등의 이름이 적힌 방명록은 7권에 달했다.하지만 방명록에 청와대 참모들의 이름은 없었다. 수백개의 조화(弔花)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은 없었다.이에 청와대의 조화·조문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선 지난 6월 유 의원을 가리켜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했던 박 대통령의 마음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특히 유 의원이 부고를 낸 지난 8일, 유 의원의 이웃 지역구인 대구 동구갑에 출마하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대구 물갈이설’은 더욱 힘을 받게 되었다.최근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유 의원 상가에서 “공천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참신성이 더 중요하다”며 “TK(대구·경북)에 물갈이를 해서 ‘필승 공천’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유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구 물갈이가 현실화하면 진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유 의원을 정계로 입문시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전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유 의원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밝혔다.같은 날 김무성 대표도 기자들에게 “유 의원이 어려운 일이 전혀 없다. 유 의원은 우리 새누리당의 아주 중요한 자산”이라며 유 의원을 감싸 안았다.또한 유 의원은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 대해선 적극 응접한 반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조문객을 맞느라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낳았다.이에 대해 유 의원의 측근인 이종훈 의원은 “상주가 상가에서 보인 행동 하나하나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건 경우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