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心에 요동치는 TK
朴대통령 사단, 표적 출마 ...유승민계 초선 의원 타깃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새누리당의 부동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정가가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흘러나오면서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최근 사퇴한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부 장관, 윤두현 홍보수석, 곽상도 전 민정수석, 전광삼 전 춘추관장 등 청와대 참모들의 대거 TK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 8일 사퇴하며 출마의 뜻은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대구 동구갑 지역구 출마가 유력하며 ‘윗선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출마와 관련 정 장관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장관은 대구 북구 갑에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수석은 대구 서구, 곽 전 수석은 대구 달성군, 전 전 관장도 대구 지역 출마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부산고 출신으로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전의 폐로를 결정하는 등 부산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TK로 방향을 튼 것은 역시 자의에 의한 건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윗선’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이렇듯 TK지역에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출마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말 “배신의 정치”로 낙인 된 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과 연계 된다. 따라서 그와 가까운 의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승민계’로 채워진 대구 초선들의 지역구에 박근혜 정부 내각·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이인선 전 경북도 부지사 등 친박계 인사들도 각각 대구 동구을(현 유승민 의원)과 대구 중구·남구(현 김희국 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TK지역에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는 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 ‘호위무사’를 자처하겠다는 의미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이번에 당선될 경우 4선 중진이 되는 유승민 의원에 ‘TK 맹주’를 줘선 안 된다는 위기감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K지역의 ‘정신적 지주’인 박 대통령의 아성을 유 의원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박근혜 ‘사단’의 TK지역 출마설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이 지역이 출마와 동시에 당선이 어느 정도 보장된 지역이라는 점을 들며 수도권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제가 분명히 요구하는데 현재 박근혜정부 고위직 했던 분이 정권 성공을 위해 출마하려 한다면 반드시 서울·경기 지역 중 현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있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박심’을 얻은 이분들이 직접 야당 의원 지역에 가면 국정운영 발목 잡은 것에 대해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안정적 국정기반 다지는 차원에서 험지로 나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대구 정치권 전체를 희화화 하는 것’이라며 비판하는 모습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없고 갑자기 내려와서 대통령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 표를 달라는 것, 그런 점에서 대구시민들이 조금 지켜보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박 대통령을 모셨습니다, 그러니 찍어주십시오’, 이것은 아니지 않나”면서 “대구 정치권 전체를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