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TK서 불어온 ‘물갈이론’ 수도권까지 가시화

여권 내 친박계 보강 체질개선 ‘물갈이’
PK시작 서울 강남지역까지, ‘경부선 라인 물갈이설’

2015-11-11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내년 총선에 현직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이 출사표를 준비하면서 새누리당의 ‘물갈이론’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모습이다.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진실한 사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며 이런 분위기가 연일 탄력을 받고 있다.현 정부 핵심 포스트에 있던 인물들은 주로 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나 서울 강남 지역에 몰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갈이 공천론’이 부각되고 있다.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여당 내 권력 지형에 친박(친박근혜)계를 보강하는 체질 개선을 위한 ‘물갈이’로 해석하고, 총선 이후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10개월 정도 남는 점을 고려해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권력 누수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대구·경북(TK)에 그치지 않고, 부산·경남(PK), 서울까지 상대적 강세 지역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현재는 TK 출마에 현 정부 인사들이 집중하고 있지만, 곧 PK와 서울 강남 지역까지 밀려오는 이른바 ‘경부선 라인 물갈이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세가 강한 PK를 시작으로 충청, 서울까지 하루 만에 관통하는 ‘경부선 유세’로 여론몰이를 시도한 바 있다.10일 사직한 김영호 전 감사위원이 경남 진주을에 출마를 희망하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나란히 부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또한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서울 서초갑 출마가 유력시된다.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으로서 주도한 제19대 총선에서도 ‘현역 하위 25% 배제’ 원칙에 따라 일찌감치 물갈이를 전제로 공천 작업을 시작해 현역 교체율은 41%에 달했다.특히 대구에서 박 대통령이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홍사덕, 이해봉, 주성영 등 친박 의원들이 줄줄이 뒤를 따르면서 결국 12명 중 7명이 초선으로 채워졌다.부산에서도 김무성 대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허태열, 현재 청와대 정무수석인 현기환 당시 의원 등이 불출마 대열에 참여해 역시 전체 18개 지역구 가운데 8곳에 신인이 공천을 받았으며, 강남 지역도 강남 갑·을, 서초 갑·을, 송파갑까지 이른바 강남벨트도 초선으로 대거 교체됐다.당내 쇄신파는 영남 지역의 주요 당직자나 중진들도 예외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 수도권 의원은 “TK, PK의 주요 당직자나 중진들은 서울이나 수도권 등 어려운 지역에서 출마해야 한다. 단 해당 지역 현역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는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서도 총선 필승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