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교수 “한은, 빨리 제로금리로 낮춰야”
“美 금리 올려도 한국에서 대대적 자본유출 없을 듯”
2015-11-12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2일 “한국은행이 최대한 빨리 기준금리를 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손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지금은 소비 촉진을 통한 경제성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손 교수는 지난 2006년 월스트리저널 선정 최고 이코노미스트 1위에 올랐으며 2011년에는 3위를 차지한 저명한 경제 전문가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선임 경제학자로도 일했다.그는 “한국이 3분기 경제성장률에서 반전을 이뤄내자 많은 사람이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큰 그림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국의 성장 둔화나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 등 세계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한국도 경제성장이 계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한국 제조업 재고의 계속적인 증가는 그만큼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국도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고 한국은행은 이런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제로금리로 낮추는 것이 너무 급작스럽지 않느냐는 의견에는 “금리를 인하하려면 시장이 깜짝 놀랄 정도로 해야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금처럼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금씩 낮추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손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데 한국이 금리를 낮춰야 하느냐는 의문도 많지만 한국이 연준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면서 “연준이 양적완화를 했을 때 한국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자본유출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대적인 유출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손 교수는 “한국의 외환보유액도 30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안다”며 “저축은 어려운 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외환보유액을 다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용 도구가 있다면 활용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