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공급과잉·미분양’ 우려에 한숨

누적 물량↑ 청약수↓ 엇박자…대단지 분양 건설사 긴장
내년도 인기지역만 수요자 몰리는 양극화 현상 심화 전망

2016-11-12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기조에 맞춰 아파트 분양 행진을 벌이던 건설업계가 최근 감지된 ‘공급과잉·미계약’ 우려로 긴장한 모습이다.여전히 순위 내 청약 마감 단지는 많지만 전체 청약자 수 감소와 더불어 상반기 대비 미계약 단지가 늘어난 점도 다가올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역대 최고 수준인 70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지난 9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8만7955가구로 지난해 동기 보다 133.1%나 증가했다. 이는 전달의 6만9269가구 보다 1만8000여 가구나 늘어난 올해 최대 수치이고, 지난해 3만7726가구뿐 아니라 최근 3년(2012∼2014년) 평균(4만1270가구)과 비교해도 2배 넘게 많다.특히 1∼9월 누적 주택 인허가 물량인 54만140가구만 따져도 이미 지난해 전체인 51만5251가구를 넘어섰다.이처럼 지난해 50만 가구가 넘는 주택이 인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해도 70만 가구 수준의 인허가 ‘폭탄’이 예상되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국토부와 국토연구원이 지난 2013년 장기주택종합계획에서 추산한 연평균 주택 수요가 39만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0만가구, 올해는 30만가구 가량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셈.청약자수 감소와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점도 대단지 아파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최근 부동산114가 집계한 지난달 1순위 청약경쟁률을 보면 평균 8.6대 1로 전달 16.1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아파트 일반 공급물량이 지난 9월 2만5449가구에서 10월에는 4만1422가구로 62.8%나 늘었으나, 1순위 청약자 수는 지난 9월 41만222명에서 10월에는 35만5911가구로 13.2%나 감소한 탓이다.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보다 2.6%(826가구) 늘어난 3만2524가구였고, 이 기간 경기도는 1만1534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발생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 수치를 나타냈다.그중 용인시의 미분양 물량이 4247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곳은 대림산업이 ‘용인 한숲시티’를 분양한 지역으로 최근 진행된 청약 접수에서 평균 2대 1, 최고 126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청약이 마무리 됐지만 6800세대라는 신도시급 대규모 물량인 만큼 오는 16일부터 3일간 실시될 정당계약일에 얼마나 많은 실계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특히 김포 한강 신도시에서는 대형 건설사도 미분양 우려에서 안심 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났다.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김포 한강신도시 Ab-3블록에서 분양한 ‘김포 한강 아이파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228가구 청약접수에 절반이 조금 넘는 659명만이 신청했다.반면 중견건설사인 반도건설이 같은 지역(Ac-3블록)에서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는 최고 5.11대 1을 기록하며 전 타입 순위 내 마감됐다.주택 강자로 군림해온 현대산업개발의 이 같은 참패는 향후 이 지역 주택 시장에서 대형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물론 전체 미분양 물량 증가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낳았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국내 분양 시장은 워낙 한꺼번에 공급이 몰리다보니 결국은 미분양이라는 ‘소화불량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러나 용인 한숲·송파 헬리오시티 등은 대단지임에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싸고 입지가 좋기 때문에 실계약서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그러면서 그는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선 인허가 물량 여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렇게 되면 수요자들이 인기지역에만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돼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등의 미분양 물량은 더 쌓여 건설사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