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용시장 기관별 전망 엇갈려
'장밋빛' 전망 우세…질 문제 여전할 듯
2016-11-15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기관들이 내년 국내 고용시장 전망치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한층 개선되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대체로 우세한 가운데 고용 활력이 떨어지면서 일자리 증가 폭이 줄어드는가 하면 실업률이 치솟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15일 기획재정부와 주요 경제 기관들의 전망을 살펴보면 내년 실업률은 3.4%에서 3.8%로 예상됐다. 올해 예상치는 3.5∼3.7% 사이였다. 내년 일자리 증가 폭은 20만7000∼40만명으로 예측돼 올해 전망치 30만1000∼43만명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기관별 분석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내년 고용시장에 대해 올해보다 낙관적인 예측을 하는 곳이 더 많았다. 내년 실업률이 올해보다 0.1∼0.2%포인트 내려갈 것이라는 의견이 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6곳에서 나왔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2016년 취업자 증가 수가 2015년보다 1만∼3만명 정도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올해와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4년(53만명)보다 축소되겠으나 여전히 양호한 수준인 30만명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대비 1만8천명 확대되고 실업률은 3.7%로 유지될 것이라면서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추세가 지속되는 등 요인으로 인해 2016년 고용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수가 20만명대로 주저앉고(30만1000명→24만7000명), 실업률은 올해 3.7%에서 내년 3.8%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수를 올해보다 약 3분의 1 감소한 20만7000명으로 관측하면서 “최근 고용 활력이 뚜렷이 떨어졌다. 내년 중 2%대 낮은 성장이 지속되고 가계의 소비성향 저하도 이어지면서 고용상황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는 의견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경제 성장세와 정부의 고용률 증대 노력이 내년에 일자리를 늘릴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단기간 일자리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임시 비정규직 위주로 증가하면) 취업자는 늘지만 체감 실업률과도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기업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강소기업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려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기대가 있어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