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마이너스 성장 탈출하나
유로·엔화가치 약세로 증가폭 크지 않을 듯
2016-11-15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내년에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내년에도 수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5일 주요 경제 전망 기관에 따르면 내년 수출(통관 기준)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대비 1.0∼3.9%로 집계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월 전망 때 1.0%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고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은 2.8% 성장을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9%, 한국경제연구원은 3.8%로 비교적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증가율에 대한 이들 기관의 전망치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9.7%로 가장 암울한 전망을 했고 KDI(-8.7%), 한국은행(-6.4%), LG경제연구원(-6.3%), 현대경제연구원(-6.2%)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보다 내년에 수출이 개선된다고 보는 것이다. 올해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 경기의 회복세가 미약해 교역 물량 증가세가 둔화한 점도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3%대 달성도 힘들어졌다는 전망도 우세하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수출은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누리면서 큰 위기에선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저효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수출이 증가세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도 “내수의 개선 추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회복으로 수출 부진이 일부 완화돼 성장세가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은 내년에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수출 환경은 그다지 밝지만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유로화·엔화 가치 약세로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수출기업을 맹추격하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면 수출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도 우려스러운 면이다. 신흥국의 경기와 금융 시장 불안이 심화해 대(對) 신흥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수출 부문에선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지속, 중국의 수출 증가세 둔화, 엔화·유로화 약세 지속 같은 제약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