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발표’ 그 후, 각사 비전은
롯데, 월드타워점 실패에 호텔롯데 상장 영향 우려
3곳 모두 강북...명동·동대문 일대 교통난 해결은 과제
2016-11-15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치열했던 ‘2차 면세점 대전’이 종지부를 찍었다. 롯데와 신세계, 두산이 각각 한 곳씩의 면세점 사업권을 향후 5년간 차지하게 됐다.국세청은 지난 14일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롯데(소공점 본점), 신세계디에프, 두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산 사업자는 종전대로 신세계가 유지한다. 기존 사업자였던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는 탈락했고, 롯데도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잃었다.대신 신규 사업자인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이 선정되면서 면세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각 사업자들은 발표를 앞두고 잇따라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각사는 ‘상생’ 관련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세운 만큼, 선정 후에도 이를 충실히 이행할 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소공점 본점 ‘수성(守成)’에는 성공했지만, 월드타워점을 잃은 롯데면세점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밝혔던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지난해 기준 호텔롯데 매출 4조7000억 중 면세점 사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타워점 매출은 5000억 원에 달했다.경영권 분쟁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악재까지 겹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롯데그룹 측은 일단 결과와 관계없이 공약사항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15일 “롯데는 이번 결과에도 불구하고 호텔상장은 물론,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 중소기업과의 상생, 사회공헌 등 국민 여러분과 약속한 내용들도 충실히 수행해 국내 관광사업 활성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신동빈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5년간 1500억원의 상생기금을 바탕으로 창조경제,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면세점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를 새 부지로 내세웠다. 두산은 지난 16년간 두산타워를 경영해 왔지만, 면세점과는 업종이 다르다는 점에서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과제다.동현수 두산 사장은 14일 결과 발표 직후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앞서 두산은 지난달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키고 지역상권 활성화 계획을 밝혔다. 재단은 두산그룹이 100억, 박용만 회장이 100억원을 각각 출연해 설립됐다.재단은 △동대문 씽크탱크(Think tank) △동대문 마케팅(Marketing) △브랜드 엑셀레이터(Accelerator)를 주요 사업으로 해, 민-관-학 협력을 바탕으로 동대문 상권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주요 방안으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조성 및 조명 설치로 야경 개선, 동대문 관광콘텐츠 발굴, ‘K-스타일’ 쇼핑몰 설립 등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5년간 외국인 신규유입을 1300만 명 선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상생계획으로 면세점 영업이익의 10%를 사회공헌 자금으로 기부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두산 측이 밝힌 예상 매출은 첫해 5000억 원, 향후 5년간 누적 이익 5000억 원이다.재도전 끝에 면세점 운영권을 거머쥔 신세계디에프는 남대문 신세계 본점을 신규 부지로 정했다.신세계는 향후 5년간 10조원의 매출을 거두고, 여기에 7조5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상생자금으로는 2700만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신세계 역시 남대문 인근 상권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화하고,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리뉴얼해 도심형 관광지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남대문 메사빌딩에 국산 중소·중견기업 상품을 판매하는 ‘국산의 힘’ 센터를 세운다고 약속했다.이로써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700만 명으로 늘리고, 14만 명의 고용창출과 총 7조5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계획이다.한편, 이번에 새로 선정된 면세점 부지 세 곳이 모두 명동·동대문 일대로 몰려 있어 그렇잖아도 심각한 교통 혼잡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남대문 신세계 본점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신세계디에프는 남산 인근에 대형버스 50대 정도를 수용 가능한 주차 빌딩을 세우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대형버스 107대가 주차할 수 있는 전용 주차장을 모처에 확보했으며, 두타 주변 교통영향 분석과 대책 마련으로 혼잡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