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재현?
내년부터 정년 60세까지 우려 시선
2016-11-15 서호원 기자
[매일일보 서호원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구조조정 ‘칼바람’이 휘날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가의 분위기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여러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여파와 동시에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 악화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주가연계증권(ELS)탓에 금융투자업계의 실적에 적신호가 생겼다. 이로 인해 증권사가 인력 감축 카드를 조심스레 꺼내드는 양상이다.이러한 문제는 코스피 시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지난달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증시 급락으로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93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4조5227억원 이후 7개월 만에 4조원대로 떨어진 수치다.또한 코스피가 2050선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다시 희망퇴직이 등장하고 있다.지난 11일 하나금융투자는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가운데 근속기간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글로벌 시장 악화에 따른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하고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하나금융투자는 작년에는 희망퇴직으로 149명이 회사를 그만 둔 바 있다.하나금투가 물꼬를 틀면서 이를 의식한 다른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의 그림자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앞서 지난 상반기에는 하이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됐다.하이투자증권은 지속되는 리테일 손익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62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아이엠투자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30명 정도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대우증권도 2년 만에 희망퇴직 실시해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이에 따라 지난 6월말 현재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6078명으로 작년말의 3만6561명보다 483명이 감소됐다.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증권업계가 내년부터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기로 한 점도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고 있다.이유는 구조조정 비용절감을 고려한 증권사의 경우 선제적으로 인력 조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고임금을 받는 임직원의 정년연장이 오히려 증권가 구조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증시 불황과 같은 구조적 원인으로도 볼 수 있지만 기업들이 인수합병과 비용절감을 위해 고임금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