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인사청문회, 편파보도·靑개입 두고 공방 전망
KBS기자협회 자료집 사내게시판 공개 ‘부적합’
언론노조 “고 후보자 사장 선임은 ‘절차적 무효’”
2016-11-15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최초의 방송사 사장 인사청문회인 16일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직무 적합성 문제와 청와대 개입여부를 두고 첨예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KBS 기자협회(협회장 이병도)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 등 언론계에서 반발하고 일어나 그 결과 또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난 13일 KBS기자협회는 고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자료집을 KBS 사내게시판에 공개했다.자료집에는 △편파보도 논란 △조직운영 파행 등 자질 논란 △기자협회 불신임 투표 △도청 의혹 사건 정리 등으로 구성돼 고 후보자가 공영방송 사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놨다.KBS기자협회는 자료집에서 “고대영 후보는 KBS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끊임없이 편파보도 논란에 시달렸다. 동시에 KBS뉴스는 과거로 퇴행했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KBS 기자들이 고대영 후보의 리더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라는 평가를 남겼다.편파보도와 관련해서 KBS기자협회는 ‘노무현 서거’ 관련 보도에서 KBS뉴스가 노무현 서거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추모 분위기를 축소 전달했다고 보았다.또한 고 후보자가 2009년 7월 13일 KBS뉴스 법조팀이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사실을 취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재 부족’을 이유로 하루 늦춰 방송할 것을 지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자료집에 따르면 당시 천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스폰서로 지목되는 박경재 씨와 해외여행에 간 일이 없다고 했으나, KBS 취재진이 2008년 설 연휴에 박씨와 일본여행을 하면서 본인 신용카드로 항공료를 결제했다는 것을 밝히고 최종 리포트까지 완성된 상황에서 고 후보자는 “취재원이 누구냐고 데스크에게 물었지만 민간기업의 일반인이라는 대답 외에는 구체적인 것이 없었고, 영수증도 말일 뿐, 본 기자가 아무도 없어 리포트를 내보낼 수 없었다”며 방송을 누락시켰다.2011년 고 후보자의 보도본부장 재임 시 가수 윤도현이 KBS 시사 프로그램 내레이터로 섭외됐다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진 것도 의혹을 받고 있다.자료집에는 ‘시사기획KBS10’ 제작진은 국가인권위원회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당시 인권위 홍보대사였던 윤도현을 섭외했는데 사측이 ‘내레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출연을 무산시켰는데, 윤도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내레이터를 맡은 경험이 있어서 정치적 의도 때문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밝혔다.이밖에도 2010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독도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파문을 일으켰던 당시 해설위원실장을 맡고 있던 고 후보자는 2010년 3월 22일 ‘뉴스광장’에서 ‘불필요한 독도 논란’이라는 뉴스해설을 했다.여기서 고 후보자는 “상식으로 판단하면 쉽게 결론이 도출될 사안입니다. 이런 일을 놓고 논쟁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국민감정에 편승해 선거에서 이득이나 보려는 의도가 있다면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독도 문제만큼은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는 고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14일 민중총궐기 본 대회를 앞두고 언론노조는 ‘역사역행·민주퇴행·민생파행 권력 심판하자’라는 제목의 사전결의대회에서 고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본부장은 “청와대가 고대영 씨를 사장으로 낙점했다는 구체적인 말이 나왔다”며 “청와대는 이를 두고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유력했던 KBS 사장 후보였던 강동순 씨의 말과 금시초문이라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 중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고대영 씨를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절차적 무효”라며 “공영방송 파괴자이자 편파방송 종결자인 고대영 씨를 여당추천 이사 몰표로 사장 후보로 선임한 청와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