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효식품, 세계가 주목한다
김치·장류·조미료 등...일부제품 해외 매출 더 높아
관련 당국의 관심과 지원 절실
2016-11-16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식품업계에 건강식 바람이 계속되면서 전통 ‘발효식품’이 떠올랐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만 주로 판매돼 왔던 발효식품이 최근 ‘한식 붐’과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최근 중국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한국 발효식품을 응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CJ제일제당은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 ‘BYO 피부유산균 CJLP133’을 중국에 출시, 현지 유산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제품은 장건강과 피부 가려움 개선 효능을 가진 건강기능식품으로, 지난 2013년 말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CJLP133’을 원료로 하고 있다.회사 측은 최근 환경오염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중국 시장을 유산균으로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계열사인 CJ푸드빌도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한불 상호교류의 해’ 기념 행사에서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내세워 K-푸드 알리기에 나섰다.이곳에서 회사 측이 정한 한식의 테마가 바로 ‘발효’. CJ푸드빌 측은 “한식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발효이고, 최고급 와인 제조에도 발효 과정이 중요한 만큼 발효라는 공통점을 통해 프랑스인들에게 한식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 행사에서 비비고는 한식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와 고추장을 활용한 만찬을 선보였다.대표 발효식품 업체인 샘표도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중동 등 전세계 76개국으로 보폭을 넓혔다. 1998년 해외마케팅 부서를 조직한 이후 초기에는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했지만, 이제는 현지인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그 중심에는 샘표가 쌓아 온 ‘발효기술 노하우’가 있다. 샘표는 한국만의 간장, 조미료 제조 기술로 일본, 중국식 소스와는 다른 맛과 영양을 내세우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콩을 발효해 만든 조미료 ‘연두’는 미국 등지에서 ‘매직 소스(Magic source)’로 불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대상그룹의 발효조미료 ‘미원’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미원의 국내 매출은 2013년 953억 원, 2014년 1005억 원이었던 반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1780억 원, 1887억 원을 기록해 국내보다 2배 정도 높았다.또 지난 25년간 국내 매출액은 250억 원 증가한 반면 수출 및 국외 매출은 14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 같은 발효식품 ‘붐’을 잘 활용하기 위한 당국의 관심과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다.얼마 전 13회를 맞은 전북국제발효식품엑스포의 수출 계약 실적이 23억 원을 넘길 만큼 세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행사에 투입된 예산이 1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미생물이 함유된 가공식품 수입을 막고 있는 중국은 현재 김치 수출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당초 연내 대중국 김치 수출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이 시점이 다시 늦춰지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