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임기 8개월, 시한부 장관은 ‘비정상’

2016-11-17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8개월’.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보낸 임기다. 유 전 장관은 지난 3월 취임 후 8개월여의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한 후 지난 12일 국회로 복귀 했다. 전임 서승환 장관이 2년간의 장관직을 수행 한 것에 비하면 유 전 장관의 임기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현실적으로 장관이 8개월 동안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8개월의 장관 임기는 전 장관이 정부 기조에 따라 행한 업무를 이임 받아 제대로 실행에 옮기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시점까지 가지도 못할 짧은 기간이다.유 전 장관은 전세난·공급과잉·고분양가 논란 등 국내 부동산 시장에 점철된 각종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손써보지도 못하고 새누리당에 복귀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유 전 장관뿐만 아니라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8개월여 만에 국회로 복귀해 총선모드에 돌입했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내달 초로 예정된 추가 개각을 통해 차례로 국회 복귀가 예상된다. 물론 이들도 국회 복귀 후 내년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은 확실해 보인다.현 정부는 17부 5처 16청의 정부 조직을 운영 중이다. 그 어느 곳 하나 국민 생활과 연관되지 않은 곳이 없다. 장관들은 이를 책임질 각 조직의 수장들이다.이런 막중한 임무를 지진 조직의 수장들이 국회의원을 하다 장관직을 수행하고, 중간에 국회에 복귀해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의 평안한 생활 보다  본인 밥그릇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정부는 돌아갈 곳이 있는 인물들을 시한부 장관직에 앉히고, 시한부 장관들은 본인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지역구 주민들의 안위는 뒤로 한 채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또 다른 이유를 들며 장관직 수행을 위한 청문회에 참석한다.유 전 장관처럼 8개월여의 짧은 임기를 보낸 시한부 장관들이 과연 국민들을 위해 어떤 봉사를 했을까. 지역구 주민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기회를 빼앗은 정부도, 이를 수락해 이도 저도 아닌 시한부 임기를 보낸 장관들도 과연 ‘국민’ 운운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지난 12일 국회에 복귀하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웃으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유 전 장관의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그가 왜 웃는지 국민들은 알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