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②LCC 출범 10주년, 하늘길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 ‘내우외환’ 직면한 LCC, 커지는 위기감
에어서울 출범으로 국내 업체 간 경쟁 치열… LCC시장 과열 우려 커져
외국 항공사의 국내 하늘길 확장 공세와 잦은 결항·지연도 문제로 떠올라
2016-11-17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저렴한 항공료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가 위기에 직면했다.나날이 증가하는 여객 수요를 잡기 위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에어서울’이 국내 LCC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공급과잉 및 경쟁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 항공사의 국내선 확장 공세와 잦은 결항 등도 국내 LCC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5개사는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국내 LCC의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운송여객수만 따져봐도 지난해보다 무려 22.6% 증가한 2505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141만명에서 2191만명으로 2.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약 10배 이상 성장 한 셈이다.운항편수 역시 대형항공사는 15만2544편에서 15만419편으로 감소했지만 국내 LCC는 13만편에서 15만편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05년 0.2%에 불과하던 시장 점유율은 올해 60% 돌파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같은 국내 LCC들의 성장이 업체 간 경쟁 과열로 다소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에 이은 제 2의 LCC인 에어서울을 출범하겠다고 나서 항공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부산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에어부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확대를 위해 서울을 거점으로 둔 에어서울을 내년 초 취항할 예정이다.이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3사는 에어서울 출범에 ‘이의제기’를 하고 나섰다. 해외 항공사에 맞설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국내 LCC가 하나 더 늘면 시장 분할과 조종사·정비사 등 항공종사자 부족, 공항 이착륙 슬롯 부족 등으로 대외 경쟁력이 약화되고 내부출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외국 국적의 항공사가 국내 하늘길을 빠르게 확장하고 나서 대·내외적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정부가 제주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제주 하늘길에 대한 국내 LCC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는 정부가 지난 1998년 내놓은 ‘제주 노선의 일방향 항공자유화’ 때문이다. 해당 정책은 외국 항공사가 비어있는 시간에 운항 허가를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허가해 주는 제도다.때문에 현재 제주 노선의 80%를 중국 항공사들이 차지하며 제주 직항편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지만 정작 제주와 중국을 연결하는 국적 항공사의 운항 횟수는 지난 2013년 3743편에서 지난해 2691편으로 29% 줄었다. 심지어 국내 LCC중 중국~제주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이 유일하다.또한 국내 LCC들의 잦은 결항과 지연으로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국내 LCC의 성장으로 국내외 각 노선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항공사 피해구제 접수 건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한국소비자원의 총 피해구제 접수 187건 중 LCC가 128건으로 약 68%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의 성장이 가파른데 따른 여러 문제점들이 앞으로 계속 나타날 것”이라며 “에어서울 뿐만 아닌 향후 또 다른 LCC의 출범으로 각 업체들 간 경쟁 과열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각각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