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력 구조조정…경쟁력 강화 나서

수익 감소 영향…비효율 인력 감축 지속 예상

2016-11-2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은행권이 연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우선 유럽계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국내에 있는 유럽은행 법인이 대대적인 감원에 착수했다.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유럽 글로벌은행들은 수익의 70%를 인건비로 지출한다.   이는 미국 글로벌은행들보다 평균 15% 포인트 정도 높다.   이에 따라 유럽 글로벌은행들은 조직 개편과 대대적인 감원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올해 3분기에만 62억 유로(약 8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약 3만5000명의 인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영국의 바클레이즈도 3만명 넘게 정리하고 HSBC는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은 1만명 가량을, 아시아 사업에 집중하는 스탠더드차타드(SC)는 전 세계적으로 1만5000명을 감축한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에 진출한 유럽 은행도 감원에 나선 상황이다. SC은행은 오는 23∼27일 닷새간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받는다.   특별퇴직을 지원할 수 있는 대상자만 전체의 45%인 2500여명에 달한다.   이는 2018년까지 직원 1만5000명을 감축하기로 한 SC그룹의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이다.   앞서 SC은행은 특별퇴직을 통해 2013년 200여 명을, 2011년에는 800여 명을 감축한 바 있다.   유럽계 글로벌은행들처럼 국내 은행들도 사정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3분기 중 영업실적’ 잠정치 자료를 보면 올해 7∼9월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15.7%) 감소했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 수준인 1.56%로 하락했다.   3분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줄어드는 등 비이자 부문 이익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순이익은 줄어들고 있지만 돈을 쓸 곳은 많다. 먹거리를 찾고자 진행하는 각종 핀테크 사업과 해외진출에 투자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력구조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국내 은행의 인력구조는 관리자급이 사원보다 많은 항아리형이 일반적이다.   국내은행들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 등을 추진하는 배경이다.신한·우리·KEB하나 등 다른 국내 은행도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희망퇴직을 검토하거나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은행들이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직원들도 예전보다는 희망퇴직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이런 감원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