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엇갈려 '불투명'

2017년에도 2%대 저성장…"성장 잠재력 자체가 하락"

2016-11-2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부의 시각처럼 3%대 성장률이 가능하리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오히려 올해만도 못할 수 있다는 비관론 역시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인구구조의 변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2017년에도 2%대의 성장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본총계 상위 7대 증권사(6월 기준)인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등 7곳이 최근 내놓은 한국 경제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8%다.   이는 정부(3.3%)나 한국은행(3.2%)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대형 증권사 간에도 차이가 작지 않게 벌어져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2.5%로 가장 낮고 NH투자증권(2.6%), 대우증권(2.8%), 삼성증권(2.9%), 현대증권(2.9%) 등도 2%대에 그친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성장률로 각각 3.0%를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현대증권(2.7%)을 뺀 나머지 6개사가 모두 2.6%다.   결국,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성장률(2.5%)이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고 NH투자증권은 올해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올해보다 그래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수출에 대한 시각차가 컸다. 특히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낸 한국투자증권은 수출(통관기준)이 올해 6.2% 줄고 내년에도 6.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비롯해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를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투자는 수출이 올해 6.1% 줄고서 내년에는 6.3%의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출 감소도 세계 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것이지 시장 점유율은 높아지는 만큼 내년에는 개선된 환율 여건 등에 힘입어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이들 7개사 중 4개사는 2017년 성장률 전망치도 제시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2017년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년(2.9%)보다 낮은 2.7%로, 대우증권도 내년(2.8%)보다 낮은 2.6%로 각각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해 “2%대 성장률의 고착화는 노동 가능 인구의 정점 도래, 노동·자본 생산성 둔화,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수출 부진 가능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생산 가능 인구는 내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게 된다.   대우증권도 “현재 잠재 성장률은 2.8∼3.0%이고 2020년에는 2.3∼2.8%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경제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저성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전망치를 내지는 않았지만, 내년 성장률을 가장 낮게 본 한국투자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시각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 잠재성장률이 2%대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내년 성장률 2.5%는 비관적인 시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7년 성장률을 전망한 나머지 2개사 중 신한금융투자는 3.0%를, 미래에셋증권은 3.2%를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