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거 다 아는 청소년. '성교육 됐거든요’
청소년 임신 · 낙태 · 성병 증갉 성교육 여전히 뒷북만 쳐
2007-05-04 이재필 기자
청소년 성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측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단체 내 통계만으로도 청소년 성문제 상담 분량이 전년대비 50%가량 증가했음을 밝히며 학교가 청소년 성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맞게 성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성교육 제도의 문제점은 학교의 보수적인 성격에 의한 것임을 밝히며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현실에 맞게 아이들의 상황을 생각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론에만 치우친 교내 성교육
청소년 성교육이 너무 이론에만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청소년들은 이미 성관계라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 상황이 됐다.
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학교 측이 행하는 안일한 성교육에 청소년 성적일탈행위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보수의 가면을 벗어 버리고 문제의식 자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 모 중학교에 다니는 김 모군. 김 군은 학교에서 행해지는 성교육이 시간 때우기 식 교육일 뿐이라고 말한다.
김 군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에서 1학기당 1시간정도 성교육이 행해지고 있으며 교육 역시 성기 모양, 임신 과정, 호르몬 분비, 생리 등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만 가지고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 그나마 실용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피임법과 성행위시 유의사항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김 군은 “요즘 애들이 성행위 모르는 애가 어디 있어요. 다 알지 다 아는 내용을 이상한 문자 들어가면서 설명 하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아요. 사실 무슨 호르몬이 나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실 그 호르몬 이름 평생 써먹을 때나 있을 거 같아요?”라고 전하며 학교 측의 이론에만 치우친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박 모군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박 군은 “성교육 시간은 그냥 자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배울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다 알고 있어요
청소년 성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측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른 아우성의 한 관계자는 “학교가 청소년 성교육에 대해 문제의식 자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푸른 아우성의 자체 통계만으로도 작년 400 여명의 청소년들이 임신, 낙태, 성병 등의 이유로 상담을 문의 해왔고 이는 작년 대비 50% 증가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측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성에 대한 이론만을 들먹이고 있다는 것.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이미 인터넷을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 성관계라는 것에 대해 전혀 낯설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의 이러한 형식에만 얽매인 교육으로 아이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알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설령 피임법이나 생리를 시작하면 임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정작 자신이 성경험을 하면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것. 또한 이성에 대한 감성 표현 등을 배우지 못해 인터넷 채팅 등과 같은 것을 통해 이성을 만나 쉽게 책임 없는 성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푸른 아우성은 학생들의 현 실상황과 심리적 상황을 고려하여 학교 측이 성교육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학교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학교 내 성교육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이 다 아니까 필요 최소한의 변화가 약간 일어났을 뿐이다. 전혀 학교가 적극적으로 변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학교 자체적으로 보수를 벗어 버리고 청소년 성문제의식 자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10시간 성교육 의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는 이론에 얽매인 성교육만을 반복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성문제는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성교육은 다 아는 내용이라며 배울 필요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현 청소년들의 상황에 맞는 깨인 성교육 문화가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hwon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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