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삼주그룹의 기이한 기부채납…'간절곶에 무슨일?'

불법 건축물 기부채납한 뒤 20년 사용권 받고 폐업

2016-11-23     박동욱 기자
[매일일보]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대송항에 있는 요트계류장과 운영 사무실이 사업권을 가진 민간 업체의 철수로 6개월 가까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특히 이 업체는 해당 지역에 불법건축물을 지은 뒤 기부채납 조건으로 20년간 무상사용권을 받아내고는 사업 개시 2개월여 만에 폐업, 사용권을 해지시켜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23일 울주군청 등에 따르면 부산에 본사를 삼주그룹(회장 백승용)은 2013년 10월 대송항 어촌계와 해양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람선 사업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울주군은 주민 요구로 진행된 사업이란 특수성을 감안, 지난해 6억5800만원을 들여 대형 요트 2대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을 조성, 삼주그룹의 ㈜울산마리나에 독점 사용권을 승인했다.당시 별도의 입찰 절차도 거치지 않은데다 요트계류장의 불법 건축 운영사무실이 도마에 오르면서 울주군의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이 업체는 공유수면(방파제)에 영구 건축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한 관련법을 어기고 철골콘트리트로 총 면적 277㎡에 2층 규모의 운영 사무실을 짓다가 문제가 되자 기부채납 조건으로 20년 사용 승인권을 받은 것이다.하지만 이 업체는 올해 3월말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2개월여 만인 지난 6월2일 폐업신고를 낸 뒤 대형 요트(마이다스 720)를 또다른 유람선 사업장인 부산 용호동의 삼주다이아몬드베이로 옮겨버렸다.유람선 사업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던 대송항 어촌계 주민들은 이같은 사업주의 일방 결정에 대해 아직도 분노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주삼조 대송어촌계장은 “오직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고 어선 계류장을 양보해 가면서 혜택을 준 지역민들을 삼주그룹이 단 2개월 만에 '영업이 안된다'는 이유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비난했다.주민들은 현재 사업주인 울산마리나가 갖고 있는 20년간의 무상사용권을 자신들이 만든 비영리법인에 넘겨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주 어촌계장은 “요트계류장 운영사무실의 무상 사용권은 유람선의 운행이 전제돼야 성립하는 것”이라면서 “사업자가 이를 포기하지 않고 억지를 부린다면 그들의 배신행위를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울산군의회 정수진 의원도 이와 관련, "지난 6월 업체가 철수한 이후 지금까지 해당 시설을 방치하고 있는 울주군의 소극적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울주군이 민간사업자의 약속 위반으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게 된 만큼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해당 사업자가 유람선 대신 제트스키 등 수상레저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어촌계의 강력 반발로 무산된 상태”라면서 “이미 세워진 시설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