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사건’ 검안의,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감정 참여

2016-11-25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전두환 정권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검안의를 맡았던 의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확인하는데 참여하게 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25일 주신(29)씨에 대한 의혹을 유포해 기소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양승오(57)씨 등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내과전문의 오연상(58)씨 등 의사 6명을 감정인으로 지정하고 감정보고서 제출을 요청했다.오씨 등 감정인들은 주신씨의 공군훈련소 엑스레이 사진과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 사진, 자생병원 엑스레이 사진 등을 비교·분석해 사진 속 인물의 동일인인지를 가려낼 예정이다. 오씨 등 3명은 변호인 측이, 나머지 3명은 검찰 측이 추천했다.1987년 중앙대 용산병원 전임강사였던 오씨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군의 시신을 처음으로 검안하고 고문이 사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국은 박종철군이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지만 오씨가 자신의 소견을 관철하면서 진실이 세상에 알려졌다.오씨는 “법원에서 감정인 추천서가 와 승낙했다”며 “나는 검찰 편도, 피고인 편도 아니다. 항상 의학적 진실에 의거해왔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건도 좌파·우파·진보·보수가 아니라 의학적 진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애초 재판부는 주신씨 측에 이달 20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통지했으나 주신씨가 불응하자 기존 자료를 재감정하기로 했다.재판부는 다음 달 22일 공판에 주신씨를 재소환한 상태다. 감정보고서는 주신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내달 23일, 출석할 경우 내달 30일까지 제출된다.양씨 등은 주신씨가 병역비리를 저질렀으며 2012년 2월 한 공개신체검사에서도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는 취지의 글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하지만 이들은 주신씨의 병역 의혹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진위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