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땅값 원가 공개 '건설업체 10배 폭리' 논란
민노당 '건축비 부풀려 아파트 분양원가 올려놓은 것'
2006-05-08 권민경 기자
‘토지공사는 땅장사로 건설업체는 집장사로’ 아파트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올려 받아 막대한 부당이익을 올리면서 정작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토지공사가 땅값원가 공개라는 양심선언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그 내용을 보면 분양가 중 땅값은 수도권은 29%, 지방은 15%에 불과한데, 건설업체가 원가와 상관없이 건축비를 부풀려 아파트를 분양받는 국민들로부터 막대한 부당이득을 훑어갔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토지공사가 건설업체에 공급한 땅값은 평당 20만원밖에 올리지 않았는데, 건설업체는 분양가를 그 10배인 200만원이나 올려 불로소득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결국 건설업체가 건축비를 부풀려 아파트 분양원가를 터무니없이 올려받아 폭리를 취했다는 얘기"라며 분양원가를 둘러싼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민노당은 "토지공사는 땅값을 떼먹은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 또 다른 택지공급자인 주택공사는 어떤지, 주택공사의 건축비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알고 싶다" 면서 "무엇보다도 이번 토공 땅값원가공개를 보고 나니 재벌건설회사를 비롯한 건설업체들의 건축비 원가를 알고 싶다" 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토공의 양심선언대로 민간건설회사나 주택공사가 건축비를 부풀려 국민을 상대로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올려받은 것이라면 이것은 내집마련에 목 타는 국민을 상대로 한 심각한 사기사건이 아닐 수 없다" 면서 "토공이 공개한 땅값원가가 사실이라면 표준건축비니 새로운 건축비 하는 말장난으로 이것을 방치하고 조장한 건설교통부는 사기사건의 공모자임에 다름없다" 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줄기차게 아파트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온 민노당은 이번 토공의 땅값 원가 공개를 계기로 아파트 분양원가공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당에 따르면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정부여당의 잘못된 정책" 이라며 "분양원가공개를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정부인데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를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에 민노당은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법원판결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아파트 분양원가공개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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