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뷰 로비파문, 100억원대 검은 돈 정계로?

JU 뇌물리스트 나돌아...정치권 인사, 청와대 직원도 포함?

2007-05-08     김명은 기자
권영세 의원 '로비의혹 보고서, 국정원 작성, 검찰에 보내져'
검찰, "문건 내용 구체적, 아직 수사단계 아니지만 변수 많아

[매일일보=김명은 기자] 지난 5월 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제이유그룹이 檢, 警 및 정치권 인사들에게 100억여원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며, 검찰에도 참고자료로 보내졌다”고 권 의원측이 밝혔다. 현재 사기,유사수신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다단계업체 제이유그룹은 그 동안 다단계업계에 대한 검, 경의 내,수사나 공정위 등의 조사에 대비, 무마비 등으로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서에 나와있다. 제이유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여러개의 로비문건이 정,관가에 나돌고 있다. 문건에는 로비대상 명단과 직책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어 파문을 예고한다.

검찰관계자는 “문건의 내용이 구체적이나 사건의 초점이 다단계 영업의 불법성에 맞춰져 있어 아직 수사할 형편은 아니다”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변수가 있을 수는 있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이 공개한 `제이유그룹의 비자금규모 및 은닉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납품가 조작 등으로 부당이들을 취득했고, 사채놀이 등을 통해 비자금을 증식, 해외 밀반출의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또한 조성된 비자금으로 검.경 및 정치권에 100억여원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권 의원측 관계자는 “보고서 작성주체에 대해 김승규 국정원장에게 물었고 지난 2일 국정원에서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정원이 검찰에 참고자료로 보냈다는 사실도 알았다”고 했다.

JU 정관계 거액 로비의혹

제이유그룹의 불법 영업방식에 검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가운데 당초 검찰은 이 그룹의 전방위 로비설에 대해 수사 방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로비 관련 문건이 나돌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개도 아닌 여러 개의 문건이 정관가에 나돌고 일부 인터넷 언론에서 보도돼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관련 문건에는 로비대상 명단과 직책, 금액 등이 상세히 적혀 있어 사실로 확인되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 오른 인사는 검, 경 관계자가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의 한 수사기관의 경우 이곳을 거쳐 간 간부급 인사가 17명이나 포함돼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고 표현했다.
한 언론사가 입수한 문건에는 공직자 61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름 옆에 근무처와 직책이 기재돼 있고 5백만에서 1억원에 이르는 금액이 나란히 붙어 있다.

'다단계수사 관련' '다단계업체 방문' '지점 개설 인사' '취임인사' '다단계공제조합 실적심사'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한 인터넷 매체는 문건에 대해 '제이유 뇌물 리스트'라며 '○○○ 5백만원' 하는 식으로 이니셜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정기관이 보유한 문건은 3쪽 분량으로 150여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전,현직 정치권 인사와 청와대 직원이 들어 있다. 문법조계 인사와 정부 부처 실무자들도 이름에 올라와 있다.

리스트에 등장한 수사기관에 재직했던 한 인사가 "정기인사가 끝나면 제이유 직원이 찾아와 돈을 건넸다"면서 "제이유는 전직 경찰을 '보험용'으로 채용, 로비를 전담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로비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선을 그었던 검찰도 이러한 상황이 되자 입장을 바꾼 듯하다. 한 관계자가 “수사과정에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검찰쪽에도 관련 문건이 들어간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도 숙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와 관련해서 ‘JU사업피해자 전국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현순환)’는 지난달 27일 “제이유 주수도 회장을 즉각 구속하고 제이유의 불법상을 낱낱이 밝혀달라”고 수사당국에 촉구했다.

이 사건 담당 검찰측 관계자는 “담당검사들이 이 건으로 자주 회의를 한다”고 밝혀 사안의 중요, 복잡성을 알려주고 있다.

제이유그룹의 불법영업의 혐의들

한편 제이유그룹은 현재 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이며 사기, 유사수신에 대한 증거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도 조사의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언론에서 보도한 ‘상위사업자 조직적 탈세’와 관련, 회사측의 지시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대상에 올랐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27일 유통마진의 2.5배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는 제이유의 마케팅이 특경가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에 해당한다는 혐의를 잡고 관련 자료와 피해자 증언을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회사측이 사업자들에게 수당 재매출을 강요하고 백화점을 이용해 미등록 다단계활동을 벌인 것이 방판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물건을 구매하면 유통마진(제품가의 50~70%)의 2.5배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비생활마케팅의 불법성 여부도 집중 조사중이다.
사기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제이유그룹이 소비생활마케팅을 본격 시작한 2002년부터 최근까지 약속대로 수당을 지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실현 불가능한 마케팅으로 사업자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회사측이 사업자 동의 없이 계열사 수익사업을 벌여왔으며 이를 통해 ‘미지급 수당을 보전하겠다’고 수십차례 언급한 사실도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회사가 사업자들에게 원금 이상의 수당을 주겠다고 한 점, 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상위사업자를 시켜 하위라인에 수당 확정지급을 약속한 점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유사수신 혐의 적용을 검토중이다.검찰은 회사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자들에게 수당을 주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지급처리한 뒤 재매출을 강요한 사실에 대해서는 방판법 23조 ‘재화강매 금지’ 조항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방문판매 사업자에게 최고 1000만원까지 다단계 물품 구매를 강제한 사실을 포착하고 같은 법 23조 ‘미등록 다단계 금지’ ‘부담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제이유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대표인 주수도씨를 비롯한 최고경영진과 상위사업자 등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mekim@sisaseoul.com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 / www.sisaseou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