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④ 뉴노멀시대, 이래야 산다]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파고 넘는다
산업계, M&A 및 구조조정 단행…‘원샷법’ 필요성 강조
정부, 산업 구조조정 칼 빼들어…온도차이는 여전
2016-12-02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올해 한국 경제가 2%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학·연·정 등 각 전문가들이 저성장 해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특히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성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남녀 800명 중 88.5%가 2011년부터 계속된 2~3%대의 경제성장률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중 30%는 매우 우려된다고 답했다.저성장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고용 위축과 청년실업 상승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업에게는 일자리 창출 및 투자확대를, 정부에게는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이 같은 시각은 산업계 내부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조선·철강·화학 등 부진한 업체뿐만 아니라 전자·디스플레이 등 선전하는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저성장에 대처하고 있다.삼성전자는 한화와 빅딜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사업재편을 단행했으며, SK그룹도 최근 1조원을 들여 CJ헬로비전과 OCI 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주력 사업의 역량 강화에 나섰다.올해 해양플랜트 쇼크로 최악의 경영 위기에 직면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대대적인 인력·조직 개편을 감행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이 외에도 LG전자는 자동차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의 전환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두산그룹은 시내 면세점 사업을 유치하면서 다시 소비재 사업에 뛰어드는 등 대내외적 위기에 대처하고 저성장 극복을 모색하고 있다.그러나 기업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을 확대하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경제 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른바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돼 기업들의 사업재편이 활성화 돼야 한다는 게 산업계의 입장이다.그간 사업 재편 시 복잡한 절차와 세금 등으로 기업들이 쉽사리 단행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최근 저성장 기조가 지속된 데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의 신성장사업 진출, 사업의 통합, 부진사업 정리 등이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 인수·합병(M&A) 절차 간소화, 세제 및 자금, 사업혁신 등을 지원하는 법안 마련이 시급한 것.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역시 “사전에 규제하고 허가하는 복합규제를 원샷규제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정부 역시 원샷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다.아울러 정부는 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부진한 업종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조선, 철강, 해운, 석유화학, 건설 등의 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STX조선해운, 성동조선해양 등 장기 경영 위기 상태인 조선사들의 위탁경영, 사업부문 매각 등의 구조조정과 지원 방안이 이뤄질 전망이다.장기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 역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매각설 등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이 외에 정부는 과잉공급으로 인해 손해를 입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의 테레프탈산(TPA)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을 지목했다.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창조경제 활성화, 기업가 정신 확산 등도 필요하지만 정책적 대응도 중요하다”며 “부실 사업 및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장기적인 사업 구상을 배제하고 금융당국의 주도로 현재 실적에 따라 정리하는 것은 미래먹거리를 놓치는 등 더 큰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