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① 글로벌 코리아ICT ‘적신호’] ‘성장 페달’ 국내 ICT 시장, 위기론…왜?

정부 민관합동‘스타트업’육성에도 대기업 지원 고착화 발목

2015-12-07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올 상반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정보통신기술(ICT) 무역수지 흑자 규모에서 1위를 꿰차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내 ICT 산업에 때 적신호가 켜져 그 배경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정부가 신성장동력 분야 중 하나로 꼽을 만큼 ICT가 조명을 받고는 있지만, 실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육성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지원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은 탓. 이에 <매일일보>는 중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국내 ICT 사업의 활성화 방안과 공공의 역할 및 과제 등을 4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핵심기반인 국내 ICT 산업에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기관과 대기업 등 민관협력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 노력에도 불구, 대기업에 대한 몰아주기 지원이 잦아 실제 스타트업 기업 성장에는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잠재력 높은 ICT 우수기업 육성을 목표로ICT 창업·벤처 통합·연계 정책인 ‘K-Globa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실제로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품 출시 등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ICT 융합 분야에서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시장과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있어 관련 중소기업들이 시장참여와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월 전국 ICT 중소기업 252개 업체를 대상으로 ‘ICT 중소기업 융합 활성화를 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중심의 시장구조’(44%)가 ICT 융합 추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이어 ‘ICT 융합 수행 경험 미흡’(42.9%), ‘ICT 융합 기획단계에서 기술, 수요예측 미흡’(35.3%), ‘개발 성공 후 판로 개척 실패 타이밍’(34.9%) 등 순이었다.정부의 ICT 지원정책은 사업 규모가 크고 참여제한 기준이 높아 대기업 중심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 연구개발(R&D)자금의 경우에서도 기술자원 및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일부 기업에 지원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 지원받는 중소기업도 한정적이라는 것.때문에 대기업과 공동 협력을 통한 정부 지원사업 추진 의사를 묻는 질문에 30.6%만 ICT 중소기업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60%는 투자대비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ICT 지원정책을 추진할 경우‘R&D 기술개발사업’의 경우에도 일정 비율의 중소기업 참여를 의무화하는 동시에 대기업·중소기업 공동 협력을 통한 사업 참여 시 평가점수 가점 부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새로운 ICT 융합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대기업과의 협력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기술과 정보교류 등 상생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는 ICT융합정책에 중소기업의 참여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ICT 융합산업에서 중소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상당수 중소기업은 정부의 ICT 지원정책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으로, 중소기업을 대등한 협력자로 대하겠다는 대기업의 인식전환을 요구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한편 지난해 정부가 집행한 R&D 예산에서는 IT 비중이 컸던 가운데, 역시나 대기업 지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R&D 투자액은 17조6395억원으로, 부처별로 집행한 연구개발 예산을 보면 미래부가 6조원, 산업부 3조2000억원, 방사청 2조3000억원, 교육부 1조6000억원, 중기청 9000억원 등으로 5개 부처가 14조원(79.4%)을 사용했다.지난해 정부의 R&D 투자 중 대기업이 수행한 것은 6923억 원이었다. 전년(8608억원) 대비 1500억 원가량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중견기업(5437억 원)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R&D에 대한 투자는 2조41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지난 7월 지난해 기준 16.8%였던 중소·중견기업 대상 국가 R&D 지원 비율을 내년까지 18%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