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조’ 의혹 김모·동모씨…남한 내 고정간첩 만났나?
2011-04-21 이한일 기자
[매일일보=이한일 기자]
황장엽 북한 전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고 국내에 잠입하려다 구속된 간첩 2명은 6∼7년 동안 남파 특수훈련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날 구속된 남파간첩 김모씨(36)과 동모씨(36)는 1992년부터 인민무력부 정찰국 전투요원으로 선발돼 각종 특수훈련을 받은 뒤 각각 7년, 6년씩 남파를 위한 특수훈련도 받았다.6~7년이 넘는 남파 특수훈련을 마친 이들은 지난해 11월 정찰총국장 김영철로부터 '황장엽 처단' 공작임무를 받았는데 김씨는 공작조장으로 임명됐으며, 동씨는 황씨의 친척으로 위장할 것을 지시받았다. 이후 각각 별개의 장소에 체류하던 이들은 탈북브로커 홍모씨를 통해 다른 일반탈북자와 함께 태국 방콕을 경유해 올 1~2월 각각 인천공항으로 국내에 잠입했다.하지만 이들은 오랜 훈련을 받았음에도 국내 사정당국에 꼬리를 잡혔는데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수용돼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문관의 집중 추궁과 위장한 인적사항과 동일한 지역 출신 탈북자와의 대질신문 등으로 신원사항 및 학력, 경력이 허위임이 탄로난 것이다.결국 이들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대남공작원으로서 '황장엽 처단' 등 임무를 부여받고 국내 입국하였다"고 실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에 구속됐다.이들은 사정기관 조사과정에서 "황씨를 만나면 살해한 뒤 투신 자살하려고 했다"며 "황장엽 친인척으로 신분을 위장해 남한에 정착하면 언젠가 황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과 사정당국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남한에 잠입했을 시 만나기로 했던 고정간첩이 누군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경호가 최고 단계로 격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