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 불똥 맞은 밴 대리점, 긴장감 고조
오는 22일 비상총회 열어 대책 논의
2016-12-1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 발표여파로 카드사와 밴 대리점들 사이에서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밴 대리점의 연합체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KOCA)는 이달 8일 정기총회를 연 데 이어 22일에는 비상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밴 대리점은 밴사를 대신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각 가맹점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관리해주는 등의 업무를 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대형 가맹점들은 대부분 밴사와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밴 대리점이 관리하는 가맹점 중에는 개별·영세 가맹점이 많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인하돼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먹이사슬'의 가장 하단에 위치한 밴 대리점들은 수수료 수입이 급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밴 대리점들은 무서명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도 전표를 수거하는 매입 수수료를 없애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밴 대리점 업계는 수수료 수입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매입 수수료가 사라지고 승인 수수료만 남는다면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조영석 KOCA 사무국장은 “밴사가 카드사에서 승인 한 건당 받는 수수료가 대략 100∼110원이고 이 중 55∼60원이 밴 대리점으로 온다”면서 “매입 수수료가 사라지면 대리점이 받는 수수료는 20∼30원으로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밴 대리점 업계는 이번 비상총회에서 의견을 모아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등을 향해 목소리를 내려 하고 있다. 밴 대리점 업계는 먼저 매입·승인 수수료를 통합 관리해서 수수료가 인하된 만큼을 밴 업계와 분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시기도 늦춰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에 따라 내년 1월 말부터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가 활성화될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수수료의 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밴 대리점 업계는 지금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