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금융권에 연말 '감원 칼바람'

SC은행, 15일 대규모 구조조정 실시…국내 금융업 임직원 수 감소세

2016-12-16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1년 새 3만7000명이 회사를 떠났다.여기에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권 임금체계를 성과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나서면서 금융권 노사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가운데 금융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2분기 3.0%에 그쳐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국내 금융업의 임직원 수는 2012년 29만9717명을 기록한 이후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말 29만5669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9만1273명으로 2년새 8444명이 줄었다.일반은행의 경우 2013년말 8만7712명, 2014년말 8만6881명, 올해 6월말 8만5634명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6241명)와 생명보험사(1606명)의 감소폭도 컸다.은행권은 최근 성과주의, 은행 업무 시간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 15일 961명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구조조정을 단행한 셈이다.지난 10월 노사 합의를 거쳐 특별퇴직 계획을 세운 뒤 전체의 45%에 해당하는 25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이는 과거 두 차례 구조조정 때보다 큰 규모로 오는 2018년까지 글로벌 직원 1만5000명을 줄이겠다는 SC그룹의 자구계획에 따른 것이다.퇴직하는 임직원은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근속기간에 따라 32~60개월분)을 추가로 받게 된다. 재취업 및 창업 지원금 2000만원, 자녀 학자금 최고 2000만원(자녀 1인당 1000만원)등도 지원받는다.앞서 SC은행은 2011년 명예퇴직으로 800여명, 지난해 특별퇴직으로 200여명의 인력을 줄인 바 있다.국내 시중은행들도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5월 직원 1121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한 KB국민은행 역시 이르면 올 연말 임금피크제를 적용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한은행도 내년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신한은행의 경우 올 초에는 부지점장급 이상 200명, 차·과장급 이하 110명 등 310명, 2011년 230명, 2012년 150명, 2013년 160명 등 매년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을 기준으로 지난달 평균 19개월치의 월급과 3개월치 연수비용 등을 지급하는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 받았다.씨티은행은 최근 지점장 인사를 내면서 전국 134개 개인고객 지점을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앞으로 모델 1~3로 분류한 지점 가운데 고객이 적은 3번째 그룹에 세일즈 인력을 배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구조조정 준비 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 한해 만 40세 이상의 일반직, 4급 이상의 과장급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70명을 내보냈다.금융투자업계 역시 실적 부진에다 대형 인수합병(M&A) 여파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다소 개선됐으나 일시적인 반등이란 평가에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진 못했다.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단행한 희망퇴직 접수 결과, 전체 직원의 3.4%에 해당하는 52명의 퇴직자가 확정됐다.하나금투는 지난달 19일까지  부장·차장급 이하 근속기간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접수 받았으며, 이번 희망퇴직자는 근속연차에 따라 최대 27개월의 특별 퇴직금과 함께 퇴직지원금, 학자금,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예정이다.하나금투는 앞서 지난해 5월에도 149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이보다 먼저 올 상반기에 하이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하이투자증권은 지난 3월 리테일 손익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62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합병된 아이엠투자증권의 경우 합병을 앞두고 30명 내외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최근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KDB대우증권 또한 지난 6월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보험·카드업계도 예외는 아니다.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지난 7월 전체 인력 500여명 중 조직 효율화를 위해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아 40여명을 내보냈다.3월에는 메리츠화재가 희망퇴직을 시행해 400여 명의 직원이 신청했다.삼성생명은 지난달 희망자에 한해 최장 3년까지 휴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50여명의 신청을 받았으며, 삼성카드 역시 휴직·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희망자의 신청을 받았다.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금융사들의 영업이 어려워 구조조정에 나서는 업권이 늘어났다”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는 감원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어 “앞으로 은행권의 경우 성과주의 도입으로 인한 노사 갈등, 카드사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내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져 구조조정을 피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