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은행에 투자일임업 겸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16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증권학회 심포지엄에서 나왔다.투자일임업이란 금융사가 투자자로부터 투자 판단의 전부 혹은 일부를 위임받아 투자자 대신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신진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은행의 투자일임업 내부 겸영 허용은 금융투자업의 본질과 성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동안 은행권은 체계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국민 재산 형성을 지원하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면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지난 2007년과 2013년에도 논의 끝에 무산된 바 있다.신 교수는 “해외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여 은행의 자본시장 참여를 제한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예방을 위함이다”라며 투자 일임업은 은행 고객의 성향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통상 은행 고객은 원금보장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투자일임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이다.신 교수는 “은행 고객이 투자일임업 상품을 원금보장 성격의 상품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발표자인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부원장은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족해 증권사들도 차별화· 전문화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부원장은 “투자자들은 고령화로 퇴직 이후 생활에 대비할 수 있는 장기적 자산관리가 필요하므로 상품이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국내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위탁매매와 자기매매에 편중돼 있다”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