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신용대출 평가액 30조 넘어서…총액은 60조 육박
금리도 1%포인트↓…중소기업 96% "계속 이용하겠다"
2016-12-1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은행권이 기술금융을 본격화한 지 17개월만에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이 30조원을 넘어섰다. 또 중소기업의 96%는 기술금융을 계속 이용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전국은행연합회는 기술금융 정착·확대방안의 시행 1년 반을 앞두고 기술금융 데이터 분석(2014년 7월∼2015년 11월)과 정책만족도 조사(10월30일∼11월20일)를 벌여 이런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기술금융이란 기업 기술력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7월 기술금융 도입 후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모두 58조4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기존 대출의 금리를 변경하거나 기간을 연장한 이른바 ‘무늬만 기술금융’인 금액을 빼고 순수하게 새로 공급되거나 증액된 대출을 말하는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30조9000억원이다.기술금융을 받은 기업의 3분기 평균 대출금리는 3.99%로 도입 전 1년간(2013년 7월∼2014년 6월)의 5.07%에 비해 1.0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기술금융을 받지 않은 기업의 평균 금리는 도입 전 4.84%에서 지난 3분기 4.12%로 0.7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이에 따라 3분기에 기술금융으로 대출받은 기업의 금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낮아지는 금리역전이 발생했다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기술신용대출 가운데 무담보·무보증의 순수 신용대출 비중은 4분의 1(24.9%)로 일반 중소기업(11.5%)의 갑절이 넘었다. 기술신용평가에 걸리는 시간은 지난 5월 21.3일에서 지난달 9.8일로 단축됐다.중소기업 대표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는 만족도가 5점 만점에 3.92점으로 지난해 조사(3.74점)보다 소폭 상승하는 등 금리, 상환조건, 절차 등 전반적인 항목에서 만족도가 올라갔다. 응답자의 96.3%는 기술금융을 다시 이용하고 싶다고 했고, 82.3%는 주변에 추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절차 간소성(24.8%), 금리(18.3%), 기술력평가 비중(17.0%) 등을 주로 꼽았다.'은행지점장 33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97.1%가 기술신용평가 결과를 대출심사에 활용 중이며, 반영부문으로는 대출승인 여부(47.3%)와 금리산정(47.1%)을 들었다. 지점장의 83.7%는 기술신용대출 금리를 일반 중소기업대출보다 낮게 잡는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0.2∼0.5%포인트 낮게 적용한다는 답이 38.1%로 제일 많았다.기술금융으로 은행건전성이 개선된다는 답(43.5%)이 악화된다는 반응(13.9%)의 3배가 넘었다. 이와 관련해 기업금융 도입 전후 1년씩의 연체율을 비교해보니 기술금융 실시기업은 시행 전 2.45%에서 도입 후 2.97%로 1.2배가 됐으나 미실시기업은 0.51%에서 1.45%로 2.8배가 됐다고 금융위는 전했다.기술금융이 여신관행에서 정착될 가능성에 대해선 82.9%가 긍정적으로 봤고, 5년 이내에 정착될 것이라는 응답이 81.3%나 됐다. 응답자의 72.0%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기술신용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기술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술금융에 대한 전망에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정착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 최용호 산업금융과장은 “기술금융 활성화에 대한 만족도(5점 만점)는 중소기업 3.9점, 은행지점장 3.5점, 전문가 2.8점이었다”며 “대부분 기술금융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 기능 강화를 통해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평가 효율화를 위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대출 정보 집적을 통해 TCB에 대한 평가 정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 자체적인 기술신용평가는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한다. 아울러 1000억원 규모인 지식재산권투자펀드의 투자를 늘리고 기술평가 기반펀드를 350억원 이상으로 조성하겠다고 금융위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