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안일한 대처가 낳은 비극
“처음부터 잘 좀 하지 그랬어”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국내 소주업계 최강자인 진로가 악성 루머로 또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로는 최근 항간에서 떠도는 ‘일본 자본 유입설’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유력일간지등에 해명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영업사원을 동원해 일일이 해명 전단지를 소비자들에게 나눠주는 등 루머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진로의 이러한 대응방식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진로는 악성 루머가 나올 때마다 매번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고,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루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주업계 1위 진로, 최근 ‘일본 자본 유입설’ 때문에 기업이미지․영업․매출↓
영업사원 동원해 루머 차단에 총력…일각, “안일한 대처가 화 불렀다” 지적
진로가 악성 루머 때문에 몸살이 날 지경이다. 항간에 떠도는 루머로 인해 기업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거니와 영업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진로가 루머 차단에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주류를 취급하는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 해명 전단지를 배포하는가하면 심지어 영업사원까지 동원해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해명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 그만큼 루머로 인해 진로가 입은 영향이 상당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진로, 악성루머로 곤욕 '또'
진로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이러한 루머에 현혹되지 않게 영업사원을 동원, 일일이 해명 전단지를 나눠주는 등 루머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진로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그런데 업계 일각에서는 진로의 이같은 루머 대응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그도 그럴 것이 진로는 그동안 이와 비슷한 루머가 나올 때마다 소극적인 해명으로 일관해왔다.지난 2008년 9월 해양심층수를 함유한 ‘J(제이)’를 출시했을 때도 제품명이 일본의 영문표기 ‘Japan'을 연상시킨 루머가 나왔을 때에도 진로는 ‘우리 회사는 일본 자본 없는 대한민국 대표 국민기업’이란 내용의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그쳤다. 물론 깨알같은 글씨로 소주병 벽면에 진로의 주요 주주 지분 보유 현황을 새겨놓기도 했으나, 이를 눈여겨 볼 주객(酒客)은 그리 많지 않았다.이보다 앞서 진로의 일본 기업설은 지난 2005년 초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던 당시 일본의 아사히맥주·기린·산토리 등 일본 주류회사가 경쟁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나왔는데, 이때에도 진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진로를 둘러싼 루머는 사실 오래전부터 나왔었던 얘기”라며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더라면 루머는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루머를 믿고 있는 일부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인 해명을 함으로써, 진로가 국내 소주업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한국기업으로 인정받기를 기대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진로의 일본 자본 유입설이 진로의 경쟁사이자 업계 2위인 롯데주류측이 흘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자칫 기업간 감정싸움으로 치닫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내고있다.